독일에서 도주 중이던 정유라가 덴마크에서 체포되었다. 현지 취재를 하고 있던 JTBC 취재팀의 제보로 체포된 정유라는 국내로 소환될 예정이다. 물론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시작하고 마무리할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려 하고 있다.

언론의 역할;
박근혜의 언론 플레이는 가이드라인 배포를 위한 악의적인 행동

정유라가 덴마크 집에서 경찰에 체포되었다. JTBC 이가혁 기자는 연말 독일로 넘어가 취재를 하던 중 정유라의 은신처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고, 집 앞에서 며칠을 기다리며 정유라와 인터뷰를 노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창문에 이불까지 덮으며 숨기 바쁜 정유라를 밖으로 나오게 한 것은 덴마크 경찰이었다.

한국과 독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사 과정을 이메일과 뉴스 자료를 통해 덴마크 경찰에게 알려주고, 실제 독일 담당자와 연락한 후 정유라 체포는 결정되었다. 덴마크 경찰이 도착한 후에도 4시간이 걸려 만들어진 결과였다. 정유라가 체포되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시작은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때문이었다. 물론 엄밀하게 말한다면 네이처 리퍼블릭 '정운호 게이트'가 모든 문을 연 헬게이트였다. 현직 고위 검찰들과 변호사들이 범죄에 가담하고, 그 거대한 음모의 몸체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최순실이라는 존재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JTBC가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찾아 세상에 알리며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고영태가 결정적인 증거를 TV조선에 넘겼지만 그들은 방송을 하지 않았다. 이를 가지고 청와대와 힘겨루기를 할 뿐 제대로 된 언론의 역할은 하지 않았다.

한겨레신문이 최순실 보도를 시작하며 보다 심층적인 취재들이 이어지는 동안, 스모킹 건이 된 '태블릿 PC'가 'JTBC 뉴스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며 박정희와 박근혜로 이어진 독재 권력은 뿌리 채 흔들리기 시작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승만으로 시작해 박근혜로 끝나는 적폐의 권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쏟아지기 시작하는 경쟁 보도는 결국 언론이 진실 찾기에 집중하도록 요구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지상파 뉴스는 권력에 대한 지향성만 보일 뿐이었다. 때문에 광장에 나선 KBS 기자는 분노에 떠밀려 광장에서 도망치듯 사라져야 했고, MBC는 로고를 숨긴 채 급하게 리포트를 하는 것이 전부였다.

국민에게 버림받은 지상파 뉴스들은 권력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언론의 끝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지상파 뉴스와 달리, JTBC는 그 로고만으로도 박수를 받는 존재가 되었다.

정유라의 체포 소식과 함께 중요한 뉴스는 박근혜의 긴급 기자 간담회였다. 새해 첫 날 비서실장의 제안으로 청와대에서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기자 간담회를 하겠다는 박근혜는 기자들에게 무장 해제를 요구했다. 갑작스러운 제안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했던 기자들은 그렇게 박근혜와 함께했다.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이 여전히 청와대의 주인처럼 행동하는 모습은 경악스럽다.

특검을 부정하는 박근혜는 언론을 통해 모든 이들에게 교시를 내리고 있는 듯했다.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한 줌도 안 되는 지지자들에게 계속해서 자신을 도우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여전히 자신이 어떤 잘못을 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박근혜의 민낯은 그 기자 간담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박근혜와 삼성의 은밀한 거래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2014년 박근혜는 이재용을 만나 직접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으라고 요구했다. 이것도 모자라 '승마 지원 소홀'하다며 삼성을 다그치는 모습은 경악스럽다. 대통령이라는 자가 사적인 이익을 위해 직접 나서 재벌을 혼내는 모습이 정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정유라에 대한 지원을 직접 요구하고, 장시호에 대한 지원도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임기 내에 '승계 문제'를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삼성을 움직였다. 이들의 거래는 그렇게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을 담보로 삼았다.

덴마크 법정에 선 정유라는 현장에서 만난 국내 기자들에게 준비된 답변들을 늘어놓았다. 불구속 수사를 하라는 정유라의 요구를 특검은 거부했다. 범죄자가 주도권을 잡고 특권을 달라고 요구하는 이 말도 안 되는 현실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JTBC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시작과 끝을 담당했다. 최순실의 태블릿 PC를 세상을 알리며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었고, 마지막 퍼즐이라고 보이는 정유라 체포까지 이끌어냈다. 언론이 제 역할만 해준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그들은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는 보도담당 사장을 맡고 있는 손석희가 있다. 그의 종편행에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지만 중앙일보는 투 트랙 전략으로 차별화를 확보했다. JTBC는 손석희에게 전권을 주면서 중앙일보와 다른 뉴스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세상을 바꾼 언론이 탄생했다.

언론은 일반인들은 할 수 없는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 손석희가 바꾼 풍경은 우리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만 한다면 부패한 권력을 무너트릴 수 있다. 언론의 힘은 위대하다는 사실을 우린 다시 목도하고 있다.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도 바로설 수 있음을 말이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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