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일 기자간담회를 연 뒤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세월호 7시간 의혹’, ‘최순실과 공모 및 특혜 지원’, ‘국민연금 삼성 합병 관여’, ‘차은택의 인사 관여‘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부인했다.

많은 언론들은 헌재의 첫 변론기일(3일)과 특검의 본격 수사를 앞둔 시점에서 예정에 없던 ’자기방어‘ 간담회를 연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부정하는 모습은 논리적이기보다는 윽박지르기에 가까웠단 평가도 나왔다. 내용면에서도 기존에 내놨던 주장을 답습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관련 뉴스를 전하며 박 대통령이 간담회를 갖게 된 배경과 그 주장의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다루지 않았다.

▲MBC<뉴스데스크> 1일 보도 화면 캡쳐.

1일 MBC <뉴스데스크>는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간담회와 관련 2꼭지를 다뤘다. <뉴스데스크>는 <박 대통령 “세월호 7시간, 밀회·시술 의혹 어이없다”>(13번째, 박성준 기자), <박 대통령 “삼성 합병 찬성은 국민연금의 정책적 판단”>(14번째, 조영익 기자)이란 제목을 뽑았는데, 제목과 내용에서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전하는 수준에 그쳤다. 조영익 기자는 박 대통령이 뇌물죄 의혹을 부인하는 리포트에서 “야당은 직무정지 중인 대통령이 '신년인사회를 갖는 것이 가당키나 한일이냐'며 후안무치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고 말하며 한 문단으로 야당의 비판을 실었다.

KBS는 관련 뉴스를 단 1꼭지만 보도했다. 내용 면에서도 박 대통령의 말을 전달하는 수준이었고,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였다’는 내용도 쏙 빼고 리포트했다. <뉴스9>는 1일 <박 대통령 “뇌물죄 엮은 것…미용 시술도 사실 아냐”>(10번째, 최동혁 기자)에서 “박 대통령이 오늘 각종 의혹들을 대부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최동혁 기자는 말미에 한 문단으로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와 관련해 특검 조사와 헌재의 본격 심리에 앞서 공개 자기변론을 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면서 “야당은 궤변과 후안무치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고 리포트했다.

▲KBS<뉴스9> 1일 보도 화면 캡쳐.

SBS<8뉴스>는 1일 <갑자기 간담회 자청한 대통령…'7시간' 집중 해명>(11번째, 이승재 기자)란 제목의 뉴스를 보도했다. 이승재 기자는 박 대통령이 각종 의혹을 부인한 내용을 전달한 뒤 “박 대통령이 간담회를 자청해 반박에 나선 건 이번 주 시작되는 헌재의 탄핵심판 변론을 앞두고 의혹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필요가 있다는 법률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야당들은 박 대통령이 모든 걸 허위와 왜곡, 오보로 돌리고 무고함을 주장하면서 궤변과 후안무치로 일관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개혁보수신당도 상처 난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제발 자중자애 하라며 비판에 가세했다”고 전했다.

MBC는 박 대통령이 기자간담회를 연 배경은 무엇인지, 그 주장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는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 KBS도 MBC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SBS는 지난 달 조직개편 및 인사 단행하며 보도책임자들을 교체했다. 보도 부문의 공정성을 담보하며, 일관성 있는 의사결정구조 확립하겠다는 것이 SBS의 목표였다. 김성준 신임 보도본부장은 앵커시절 촌철산인의 멘트로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던 인물이었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메인뉴스인 <8뉴스>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비록 SBS가 관련 뉴스에 대해 KBS나 MBC보다 적절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JTBC<뉴스룸>은 1일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간담회와 관련된 뉴스만 총 8꼭지를 대대적으로 배치했다. <뉴스룸>은 ‘박 대통령이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강한 반격’을 시작한 배경과 그 주장의 문제점을 깊이 있게 다뤘다.

<뉴스룸>은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서는 “청와대 본관에 출근하지 않은 이유와, 혼자 관저에 머물던 7시간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했는지 새로운 팩트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했고, 삼성 합병 개입에 대해 부인한 것에 대해서는 “안종범 경제수석의 업무수첩과 진술, 문형표 장관의 진술 등을 뒤집을 사실보다는 강한 표현으로 부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뇌물 혐의가 향후 형사 재판과 탄핵심판에 핵심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였다고 말한 뒤 “대통령은 40분 넘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하고싶은 말을 다 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