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쿡방에 이어 이번엔 ‘결혼’이다. 예능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나영석 PD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017년 2월 베일을 벗는 나 PD의 새 프로젝트는 <신혼일기>. 스타부부의 결혼생활을 밀착 카메라로 담아내 그들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한마디로, ‘나영석 표 우결(우리 결혼했어요)’인 셈이다.

배우 구혜선과 안재현이 결혼식을 여는 대신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을 방문, 어린이 환자를 위해 기부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연합뉴스)

tvN <신혼일기>의 첫 주자는 구혜선과 안재현. ‘안구커플’로 불리는 이들은 지난 봄 결혼에 골인한 이후 결혼 예식 비용 전액을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기부하는 등 남다른 선행으로 대중의 호감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들이 얼마만큼 본인들의 실제 결혼생활을 오픈할 것이냐가 관건이겠지만, ‘가상 연애’에 싫증을 느낀 시청자를 불러모으는 데는 우선 ‘합격점’을 주고 싶다.

특히, <신서유기>를 통해 배우가 아닌 예능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선보인 안재현의 활약이 기대된다. 그간 여러 프로그램에서 아내 구혜선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보여 온 그가 실제로도 ‘사랑꾼’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이 프로그램의 초반 흥행을 좌우할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두 사람이 가사는 어떻게 분담하는지, 또 갈등이 생겼을 때는 어떤 방법으로 조율해 나가는지 등은 이제 막 결혼 생황을 시작한 신혼부부와 tvN의 주요 시청층이라 할 수 있는 20~30대의 많은 공감을 얻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나영석 PD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쿡방 요소와 일상의 스토리텔링이 결합한다면, 다른 채널의 가상결혼이나 가상연애 프로그램과는 결이 다른 ‘결혼예능’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우려도 있다. 시청자들은 이미 수많은 육아예능 등을 통해 스타 부부의 결혼생활을 간접적으로 지켜본 바가 있다. 일반인과는 다른 세계에서 사는 그들의 호화로운 사생활에 대한 피로가 누적됐다는 의미다. 따라서 <신혼일기>는 연예인 구혜선과 안재현의 모습이 아닌, ‘신혼부부’로서의 두 사람 모습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

구혜선과 안재현 모두 전문예능인이 아니라는 점도 <신호일기>가 풀어야 할 과제다. 다큐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웃음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이들에게는 아직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 갈 예능 내공이 부족하다. 결국 제작진이 개입하거나 주도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자칫 리얼리티가 반감될 수도 있다.

결국, 프로그램의 성패는 공감에 달렸다. 지금껏 나영석 표 예능이 ‘꽃길’만 걸어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별 거 아닌데 자연스러운 웃음이 터져 나오고, 마치 내가 사는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작은 위로를 느끼기에 시청자는 나 PD의 프로그램을 믿고 봐왔던 것이다.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마저 포기하고 사는 이 시대에 <신혼일기>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인가. 정유년 새 아침, 나영석PD가 들려줄 새로운 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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