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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당시, 언론이 전한 굉음은 대체 뭔가자로의 열정과 집념을 부인할 수 없다
문한별 칼럼니스트 | 승인 2016.12.28 15:03

'세월호 잠수함 충돌 가능성'을 제기한 네티즌수사대 자로의 ‘세월x’ 동영상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군에서는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법적 대응을 시사했고 조선일보는 이를 받아 일개 네티즌 주장에 국방부가 해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작금의 공방을 "어이없고 한심한 일", "근거 없는 얘기", "세월호 사고 당시에도 나왔던 괴담"(27일자 사설)이라고 깎아내렸다.

(사진=네티즌 수사대 '자로')

그러나 조선일보처럼 몇 마디로 비난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왜냐면 8시간 49분짜리 동영상으로 문제를 제기한 이가 말하고자 한 것은 “세월호의 침몰은 외력(外力)에 의한 것"이며 잠수함은 생각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라는 것, 그리고 "진상규명은 지금부터 진짜 시작되어야 한다"는 절박한 호소이기 때문이다.

과연 다큐 '세월x'가 주장한 '외력에 의한 침몰‘설이 한낱 ’괴담‘에 불과한 것일까? 이 시점에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각 언론의 보도내용을 잠깐 되짚어보자.

<"'쿵' 소리 난 뒤 바로 기울어"…침몰선 아수라장> SBS, 2014. 4. 16
"사고 당시 세월호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옆으로 기울어졌습니다. 구조된 승객들이 이렇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급커브를 도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암초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승객들이 줄줄이 균형을 잃고 쓰러졌고, 선실 냉장고가 넘어가는 등 배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20여명 구조한 뒤 탈출한 승객 "쿵 소리 후 바로 쓰러져"> JTBC, 2014. 4. 16
"배가 흔들렸나요?... (흔들린 게 아니라 )곧바로 쓰러졌다는 말씀이시죠? 알겠습니다. 상식적으로 봐서 멀쩡히 가던 배가 갑자기 그렇게 좌초할 리는 없고 쓰러질 리는 없고 뭔가에 부딪힌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지금 말씀하신 내용만 들어보면요"

<"세월호 2시간만에 침몰…큰 파공 탓"> TV조선, 2014. 4. 17
"꽝' 굉음과 함께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세월호. 2시간 20분 만에 급격히 침몰했습니다. 7천 톤급에 육박하는 대형선박이 잠기기엔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전문가들은 선체 어딘가에 상당히 큰 파공이 생겨 물이 빠르게 선체로 흘러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침몰 직전 급정거…비상 상황 있었나?> 채널A, 2014. 4. 18
"세월호가 침몰하기 직전에 갑자기 방향을 틀면서 비 정상적으로 속도를 줄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세월호가 일종의 '급정거'를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갑자기 위험물체를 발견했거나 엔진 등 설비가 고장 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상기한 기사들 가운데 눈에 자주 밟히는 단어들이 있다. 바로 세월호가 침몰될 때 "쿵" 내지는 "꽝"하는 굉음이 났다는 것. 그리고 큰 소리 직후 배가 "순식간에, 곧바로, 급격히" 옆으로 쓰러졌다는 것이다. 또 "뭔가에 충돌하거나 부딪힌 것 같다"는 증언이 자주 등장한다. 사고 직전 뭔가 이상을 느껴 "갑자기 방향을 틀고 비정상적으로 속도를 줄인 것이 확인됐다"는 해양 전문가의 증언도 있다.

다만, 세월호에 충돌하거나 부딪혔을 가능성이 있는 '외력'의 정체를 특정할 수가 없어서, 혹은 ‘위험 물체’라고 하기도 하고 혹은 ‘암초’라고 하기도 하고 그도 아니면 ‘뭔가’라고 막연하게 표현했다는 게 조금 다를 뿐이다. 선실에 있던 사람을 배 밖으로 날려버릴 정도의 강력한 외력에 의한 충돌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얼마든지 소개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당시의 상황을 추적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다음날 이 땅에 불쑥 던져진 '세월x'란 이름의 대작 동영상은 그동안 우리가 방치했던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제대로 밝혀보자는 한 네티즌의 간곡한 호소에 다름 아니다. "진실을 봤다"고 주장하는 자로의 ‘개인적인 견해’가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문제 의식이나 그가 우리에게 보여준 집념과 열정마저 부인되는 건 아니다. 편견 없이 진실만을 규명코자 한다면, 그가 붙인 촛불을 계속 이어가봄이 어떤가?

문한별 칼럼니스트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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