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해 저항하다 해직된 YTN기자들(노종면·조승호·현덕수)이 22일로 ‘해직 3000’일을 맞았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박진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최근 비선실세가 사장 임명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YTN 조준희 사장에게 “YTN구성원 다수가 해직자의 복직을 원하고 있다”며 해직기자들의 복직 단행을 촉구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성명에서 “8년 전 초등학교 4학년생이었던 한 해직기자의 자녀는 지난 달 대입 수능시험을 치렀다”며 “(YTN해직기자들은) 국민이 주인인 언론사에 대선후보의 특보가 사장으로 임명되는 언론역사의 비극에 맞서 온 몸을 던져 싸웠다”고 밝혔다.

▲ 지난 21일 저녁 7시 상암 롯데시네마 1관(누리꿈스퀘어 4층)에서 언론노조 YTN지부가 개최한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제작보고회와 3000일 행사.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해직기자들이 무대 앞에 나와 발언 중이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이들은 “하지만 YTN을 장악하는 것이 곧 언론을 장악하는 것이라 믿었던 권력 핵심부는 불법 사찰을 통해 YTN 내부 동향을 파악해 청와대에 부역할 수 있는 배석규를 사장으로 임명, 사실 상 초토화 작전에 나섰다”면서 “‘돌발영상’ 등 시청자 국민의 사랑을 받은 간판프로그램을 폐지했고, 뉴스는 정권홍보방송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배석규는 언론계와 국회, 국제사회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해직언론인들을 줄곧 외면했고, 공정방송을 위한 제도들을 허물어뜨렸다”며 “그 결과 박근혜 정권 출범 후에도 자리를 보전 받아 임기를 마쳤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배석규 후임으로 임명된 조준희 사장은 금융권 출신으로 뜻밖의 인사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해직자 문제 등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안팎의 기대를 받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조준희 체제 출범 후에도 YTN에 변화는 없었다.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기자의 복직 문제는 물론, 방송의 공정성 실현을 위한 노력에 있어서도 진전과 변화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발발 후 뉴스에서 보여지는 작은 변화들도 YTN 구성원들이 긴급 총회를 열어 의견을 모아 강력히 항의한 결과”라며 “최근에는 조준희 사장 임명을 둘러 싼 비선실세의 개입 의혹까지 제기돼 YTN은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 조준희 사장은 본인을 둘러 싼 의혹에 대해서는 사정 선임 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밝히면 그만”이라며 “아울러 ‘어쩔 수 없는 권력의 낙하산’, ‘비선실세 장학생’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버리기 위해서라도 해직기자들의 복직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YTN 구성원 다수가 이들의 복직을 원하고 있다”며 “YTN의 공정성, 신뢰도, 영향력과 구성원들의 화합과 상처 치유를 위해서는 세 사람의 복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직 3,000일 바로 오늘이 기회다. YTN을 다시 공정언론으로 일으켜 세우자. 조준희 사장은 결단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배석규와 YTN의 언론장악 부역자들에게 통보한다”면서 “1만2000명의 언론노동자들은 해고, 노조탄압, 공정방송 말살로 점철된 당신들의 죄과와 부역 행위를 하나하나 역사에 기록해 책임을 묻고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언론노조 YTN지부 노종면 전 지부장을 포함한 6명의 해직기자는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대선캠프 언론특보 출신이던 YTN 구본홍 사장의 퇴진 투쟁에 벌이다 해고됐다. 대법원은 2014년 11월27일 6명 가운데 3명(권석재·우장균·정유신)의 해고만 부당하다고 판결하며 나머지 3명(노종면·조승호·현덕수)은 여전히 해직 상태다.

한편, 언론노조 YTN지부는 21일 저녁 7시 상암 롯데시네마 1관(누리꿈스퀘어 4층)에서 <7년-그들이 없는 언론> 제작보고회와 3000일 행사를 개최했다.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2008년 YTN 기자 대량 해직 사태를 시작으로 KBS, MBC 등으로 이어지는 정권의 언론 장악 실태를 고스란히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날 행사에서 YTN해직기자들의 3000일 동안의 투쟁을 담은 포토에세이집 <삼천일>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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