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8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언론악법 원천무효 민생회복 투쟁위원회’(약칭 원천무효위원회)를 발족하고 100일간의 장외투쟁에 나섰다.

▲ 7월 28일 민주당이 영등포 당사 앞에서 ‘언론악법 원천무효 민생회복 투쟁위원회’를 발족하고 있다ⓒ나난

“민생이 소중했더라면 민생관계법을 직권상정했었어야지”

원천무효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에 대해 “민주주의의 핵인 언론의 자유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고 개탄했다. 또한 “서민경제는 어떠한가?”라고 되물으며, “이명박 정권이 말로만 서민경제하면서 특권경제, 재벌편향의 경제정책을 최우선에 두어 서민경제는 심각한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며 한나라당의 ‘민생’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에게 민생이 소중했더라면 미디어법이 아니라 민생관계법을 직권상정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우리가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국민들의 뜻을 받든다면 민주당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 얼마나 땀을 흘리는지가 그 기준이 될 것”이라고 이번 투쟁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 ‘언론악법 원천무효 민생회복 투쟁위원회’ 발족식 모습ⓒ나난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7·22 의회쿠데타’라고 규정하며 김형오 국회의장과 한나라당에 공개적으로 스스로 원천무효 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말로만 대리투표를 철저하게 조사한다고 해놓고 뒤에서 사실을 왜곡하고 은폐하고 조작하는 행위를 결코 국민들은 용납지 않을 것”이라며 “말에 책임지려거든 CCTV 화면자료를 지금이라도 즉시 제출할 수 있도록 사무처에 지시하라”고 경고했다.

또한 한나라당을 겨냥해 “헌법재판소에서 무효판결이 나와 한나라당이 풍비박산 나기 전에 스스로 원천무효를 인정하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70%의 응답자가 한나라당 날치기 미디어법은 원천무효라는 것에 동의한다”며 “우리의 투쟁목표는 모든 국민이 원천무효라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스스로 미디어법을 폐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재투표-대리투표(?) 화투판에서도 낙장불입이거늘

당사에서 원천무효위원회 발족식을 마친 민주당 의원들을 오후 4시 영등포역 앞에서 ‘언론악법 원천무효’ 선전전을 가졌다.

“한나라당은 국회를 동물농장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재투표와 대리투표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생쥐가 반장이 되고자 한다면 그가 반장이 될 때까지 투표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까? 화투를 칠 때에도 낙장불입이라고 하여 한번 놓으면 다시 들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이런 일사부재의 원칙도 무시하고 여기에 메뚜기 떼까지 등장해 대리투표를 해 우리는 이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선전전에 참가한 김민석 최고위원이 시민들을 향해 한나라당의 재투표와 대리투표에 대해 밝힌 소견이다.

이 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은 “미디어법은 조중동이 방송까지 먹으려 하는 것이 본질”이라며 “아무리 먹고 싶어도 숟가락 들고 밥상 차리고 먹어야 하지 않느냐”며 비판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지난 1년 동안 한 것은 부자감세와 살겠다는 용산 철거민을 깔아뭉갠 것”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 28일 오후 4시 영등포역 부근에서 '미디어법 원천무효' 외치는 민주당 의원들ⓒ나난
정세균 대표도 시민들에게 7월 22일 미디어법 날치기는 ‘제2의 사사오입’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표를 해보니 부결되자 국회법에도 없는 ‘재투표’라는 해괴한 논리를 끌고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사오입은 현재 민주주의의 잘못된 사례로 지적당하고 있다”고도 덧붙여 ‘재투표’ 역시 ‘원천무효’ 될 것임 확실시하며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시민들은 정세균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 주었다. 선전전을 지켜보던 장 모씨는 “정치를 정정당당하게 해야지 대리투표와 재투표는 안된다”며 한나라당이 잘못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언론은 조중동과 재벌에게 줄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놔둬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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