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결승전으로 끝난 FIFA월드컵. 기간부터 짧았고 참가팀도 적었던, 그래서 관심도 덜했던 이 대회의 한 부분을 현장에서 보고 온 후기를 남기는 시리즈, 첫 번째는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가 빠진 아쉬움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 대회에서 전북은 중남미의 벽, 멕시코의 ‘클럽 아메리카’를 넘지 못했습니다. 한번만 이겼다면 세계적인 클럽 ‘레알 마드리드’와 준결승에서 만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준결승에서 만난 레알과 클럽 아메리카, 전반전을 보면서는 ‘전북’이라면 훨씬 재미있는 경기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결정적인 장면들을 만들긴 했지만 ‘레알’의 경기력은 아직 덜 올라온 듯 보였기에 역습도 가능. 거기에 이 경기의 핵심으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은 호날두 역시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클럽 아메리카의 역습도 날카로워 대등해 보였는데요.

전반 막판 선취골을 내줬지만 오히려 심정적으로 ‘클럽 아메리카’를 응원하게 된 후반전. 하지만 몸을 풀고 경기에 익숙해진 뒤 후반전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는 다른 팀이었습니다. 경기 자체에 대한 지배력은 어마어마했고, 간결한 움직임이 만든 결과들은 서늘할 정도로 무서웠죠.

말 그대로 클래스를 보여준 ‘레알 마드리드’. 추가시간에 터진 호날두의 쐐기골은 그런 압도적 경기에 결정적인 ‘방점’이 되었습니다.

급이 다른 경기를 봤다고나 할까요? 한편으로는 전북이 이런 경기를 치러봤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대회의 다른 쪽 대진, 개최국으로 참가한 J리그 가시마 앤틸러스의 결승 진출 앞에서는 분명 부러움도 커집니다. 호주와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 우승팀들을 상대하는 것도 쉬운 경기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만, 결승 자체의 가능성은 분명 높았던 상황!

전북에게 이 대진이 주어졌다면 결승전에서 레알을 만날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들었다는 거죠.

어찌됐든 세계와 K리그의 접점은 참 긍정적이란 생각이 여러모로 드는 대회였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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