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차 아이돌이자 ‘청순돌’ 에이핑크의 세 번째 콘서트 개최가 예고됐을 때 팬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콘서트 티켓 예매 오픈 2분 만에 티켓이 매진된 것이다. ‘핑크 파티: 더 시크릿 인비테이션’ 콘서트는 에이핑크가 이러한 판다(에이핑크 팬)들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흘렸을 땀과 노력이 17-8일 양일간 무대서 고스란히 드러난 현장이었다.

스페셜 앨범 ‘Dear' 발매 직후 열린 이번 콘서트는 데뷔 후 6년 동안 에이핑크를 지지해준 팬들을 위한, 크리스마스를 만끽하기 위한 연말 콘서트로 손색없는 무대였다. 2시간이 넘는 콘서트 무대라면 체력 저하를 막기 위해 MR이나 립싱크로 대체하고 싶은 유혹에도 빠질 법하지만, 양일간 열린 에이핑크의 콘서트는 올 라이브라는 승부수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에이핑크 ‘핑크 파티: 더 시크릿 인비테이션’ 콘서트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놀 준비 되셨습니까”라는 멘트로 팬에게 인사를 건넨 은지의 멘트에 이어 초롱은 “어제(17일) 너무 늦게 해서 혼났다. 오늘은 더 늦게 할 거다”라는 멘트로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은지는 “스탠딩 계신 분들이 다리가 아파서 후반에는 앉지 앉을까 해서 걱정 많이 했다”며 팬에 대한 배려심도 보였다.

에이핑크 데뷔 후 처음으로 1위의 영예를 안겨 준 ‘마이 마이’로 포문을 연 이날 콘서트는 ‘리멤버’, ‘내가 설렐 수 있게’ 등 다수의 히트곡 퍼레이드로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에이핑크가 가창력을 중요시하는 걸그룹임을 증명한 것은 이날 멤버 개개인의 솔로곡을 선보인 자리. 멤버 각자가 가창력이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타 콘서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멤버 개인의 무대가 가능했기에 그렇다.

“4~5년 전부터 자작곡을 준비했다”는 보미는 “여러분 덕에 콘서트를 준비했다”고 밝히며 랩을 선보이기도 했다. 나은은 비욘세의 무대를 댄스로 선보이고, 하영은 미니언즈 캐릭터와 콜라보를 이루다가 어느새 마린 룩으로 변신해 ‘우주를 줄게’를 선보였다.

에이핑크 ‘핑크 파티: 더 시크릿 인비테이션’ 콘서트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즉석에서 피아노를 치며 ‘올 바이 마이셀프’를 선보인 은지는 감미롭고 서정적인 음색으로 소화하다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라서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뿜어냈다. 남주는 발레리나의 ‘튀튀’ 콘셉트로 등장했지만 이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Toxic'으로 무대를 달궜다.

이날 콘서트에선 크리스마스와 연말이라는 시즌을 배경으로 멤버들이 복장을 준비하기도 했다. 각 멤버는 트리와 막대사탕, ‘겨울왕국’의 올라프와 루돌프, 쿠키와 별로 의상을 준비하고 ‘워너 비’와 ‘징글벨’ 등을 소화했다. 객석의 관객에게 사탕을 나눠주는가 하면, 심형래 버전의 루돌프 노래 ‘울릴까 말까’를 부르다가, ‘마네킹 스탠드’로 한쪽 발을 든 채 30초 이상을 고정 자세로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날 콘서트는 팬과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보미는 노래를 소화하며 팬들과 ‘셀카’를 찍고, 하영은 열창으로 땀에 젖은 멤버의 머리를 정리해주었다. 멤버들이 무대 의상을 준비하는 동안 나오는 영상 가운데 ‘SNL 코리아’의 ‘3분 여친’을 코믹하게 패러디한 영상이 이채로웠다.

에이핑크 ‘핑크 파티: 더 시크릿 인비테이션’ 콘서트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콘서트 말미에 다다를 즈음 멤버들은 마지막 소감을 밝혔다. 초롱은 “이런 광경은 꿈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이다. 내년에도 좋은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남주는 “6년 차 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주고 동반자가 되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은은 콘서트 막간에 보여주는 영상에서 멤버에 대한 고마움에 눈물을 보였는데, 이날 팬들에게 선사하는 마지막 멘트에서도 팬들에 대한 고마움에 눈시울이 붉어지다가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나은의 울음에 이어, 초롱이 멘트할 때에는 은지도 눈물을 흘렸다.

“힘들 때마다, 포기하고 싶을 때 팬을 생각하며 버틴다”는 보미의 고백처럼, 양일간 열린 에이핑크의 이번 콘서트는 ‘청순돌’ 에이핑크가 팬들과 뜨겁게 소통하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뜨겁게 응원하는 팬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에이핑크가 있을 수 있다는 걸 팬들에게 보여주는 ‘역조공’의 자리이기도 했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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