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6일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라며 “절차에 있어서도 심각한 법적 흠결이 있으므로 심판 청구는 각하 또는 기각돼야 한다”고 적시했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촛불 민심을 짓밟는 일’, ‘의미 없는 답변서’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19일 MBC라디오<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측의 답변서에 대해 “이미 최씨의 진술이 있고, 정호성 녹음파일과 안종범의 진술과 업무수첩 등이 있다”며 “(박 대통령 측이 제출한) 답변서는 전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탄핵심판소추위원단·대리인단 첫 회의에서 공개된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 탄핵심판 답변서 요지. 2016.12.18 uwg806@yna.co.kr(끝)

박 의원은 “(박 대통령은 답변서에서) 최순실 및 보좌진들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며 “아직 정호성의 녹음파일, 안종범의 업무수첩과 같은 중요한 증거들이 대통령 측 변호대리인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별반 의미 없는 답변서가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검찰은 99% 입증이 가능하다고 자신 만만해 한다”며 “거꾸로 대통령 측 소송대리인들은 ‘1%만 관여했을 뿐’이라는 동문서답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답변서 내용은 한 26페이지짜리지만, (내용이) 충실하지 못하고 그 깊이가 깊지 않다. 고민한 흔적이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신율의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 답변서에 대해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정치적 사견 없이 대통령의 식사에 초정 받는 지인들)이라는 건데, 이는 후안무치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박 대통령은 좀 대통령다워야지, 모든 국민이 알고 모두 백일하에 밝혀진 것을 그런식으로 얘기하고 (자신의 책임은) ‘1%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을 실망시킨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헌법에 명시된 연좌제 금지를 위배했다는 박 대통령 측의 주장에 “변호인단의 반박문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파렴치하게 얘기를 하는 것은 국민을 모독하는 일이고 촛불을 짓밟는 것”이라며 “촛불 민심을 받들어 탄핵한 국회를 바보로 만들고 ‘나는 죄가 없으니 수구 세력은 단결하라’는 투쟁 지침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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