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7.9.22 금 17:49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칼럼
보수 결집 부추기는 박근혜의 '피눈물'17일 보수세력 결집 촉구에서 박사모 집회 뻥튀기까지
문한별 칼럼니스트 | 승인 2016.12.16 11:00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던 날, 박근혜는 "피눈물이 난다는 게 어떤 말인지 알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박근혜의 '피눈물' 발언은 즉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고, 유시민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이에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남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한 사람이 어떻게 피눈물을 입에 담느냐면서...

사실 박근혜가 정말 이런 말을 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대통령 권한 행사 정지 직전 가진 청와대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박근혜가 국무위원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는 누군가의 '카더라'가 전해진 것일 뿐. 관저에서 홀로 칩거하기를 좋아하는 박근혜의 피눈물을 정작 본 사람은 없지 않은가.

12월 12일자 JTBC뉴스룸 '앵커브리핑'

입이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나는 박근혜가 피눈물이 가진 의미를 알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그 전에 그가 애용하는 악어의 눈물 말고 진짜 피눈물이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 할 거라고 생각한다.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꼬박꼬박 제때 점심을 먹고, 오후 늦게 중대본에 들른 뒤에도 칼같이 관저로 돌아와 저녁 6시에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이랴. 중대본에 가기 전에 청담동 미용사를 불러 올림머리를 하는 여유(?)까지 만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람에게 피눈물이 가당키나 한가.

피눈물은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가장 깊고 진한 고통에서 기도처럼 절로 떠오르는 뜨거운 비명이다. 불의한 권력에 짓눌리고 학대받는 인간들에게 남겨진 마지막 저항이다. 그런 의미에서 피눈물은 연대의 언어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통곡과 연대하고, 경찰의 물대포에 처참하게 바스러진 농민의 피멍과 연대하는...

타인의 슬픔과 불행을 전혀 이해하지 못 하는 박근혜에게 피눈물처럼 낯설고 생경한 단어도 없을 터다. 그런데 왜 출처불명의 이런 말이 갑자기 떠돌게 됐을까? 마침 탄핵안 가결과 대통령 권한 정지의 시간에 딱 맞춰서 말이다.

박근혜의 피눈물 발언은 누군가에 의해 의도된 작문이다. 박근혜의 억울함을 부각시키고 박근혜가 당한 불행을 극대화시켜 '샤이 박근혜' 곧 음지에서 그를 지지하는 목소리들을 광장으로 불러들이고자 하는 음습한 격문이자, 박근혜의 피눈물을 닦아줄 대군을 호출하려는 사나운 봉화다 .

과연 그게 신호탄이 됐을까. 지난 10일, 박사모는 '전국 총동원령'을 내려 무조건적인 참여를 독려했고 덕분에 이전보다 훨씬 많은 대규모의 군중들이 서울역과 청계천 광장에 군집, 태극기를 흔들며 한껏 위세를 떨치기에 이르렀다.

12월 10일자 KBS 9뉴스의 한 장면..."주최측 추산 백만 명"이라는 자막이 선명하다.

그러면 이날 현 정권의 쌍두마차 MBC와 KBS는 박사모의 맞불집회 참가인원을 어떻게 보도했을까. 놀라지 마시라. MBC는 "주최측 추산 30만명"이라고 했고, KBS는 그보다 서너 배 더 부풀려 "주최측 추산 100만명"이라고 했다.

여기서 잠깐. TV조선마저 경찰추산만을 인용해 최대 5만명이라고 보도한 것을 MBC와 KBS가 각각 30만, 100만으로 어마어마하게 뻥튀긴 것은 차치하고라도, 어떤 연고로 똑같아야 할 "주최측 추산"마저 이렇듯 방송사별로 극렬한 차이를 보이게 된 걸까?

그 답은 아마도 보수대연합 국민총궐기를 자랑하면서 특별히 KBS 9뉴스(100만)와 MBC 뉴스데스크(30만)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 많이 보게 하라고 독려한 박사모 카페 공지글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아, 자칭 애국단체 박사모의 스피커로 전락한 자칭 공영방송의 비참한 민낯이여...

각설하고, 칩거한 박근혜가 오매불망 소망하는 것, 그리고 박근혜의 피눈물을 팔면서까지 저들이 그리고자 하는 큰 그림은 무엇일까? 뻔하다. 100만 촛불에 필적하는 거대한 쪽수를 떼거지로 불러 모으자는 것. 그래서 이쪽도 그에 못지않은 세력이 있음을 만방에 과시하고 나아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일방적으로 치우치지 않게끔 견제하자는 거다.

이들은 그 갈증을 한기총과 대형교회가 채워 줄 수 있으리라 굳게 믿고 있다. 그게 아니라면 박사모 카페에 17일 대형교회와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황교안 총리와 최순실이 독실한 신앙인임을 잊지 말라는 글들이 사방팔방에서 나붓끼는 것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어쩌면 누군가에 의해 정교하게 퍼트려진 박근혜의 '피눈물' 발언은 촛불세력 대 대형교회를 앞세운 수구세력이 정면으로 맞부딪히는 아마겟돈의 서막을 알리는 시그널인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의 명운을 걸고 누구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릴지가 결정되는 마지막 전쟁 말이다. 그 충돌의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문한별 칼럼니스트  webmaster@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7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