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EBS·YTN 사장 선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MBC수뇌부가 최 씨의 전 남편이자 비선실세인 정윤회 씨의 아들을 드라마에 출연시키도록 현장 제작진에 청탁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비선실세 정 씨의 아들인 배우 정우식 씨는 최근 종영한 <옥중화> 등 2년간 MBC드라마 7편에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했다. 배우 정 씨는 정윤회 씨가 최순실 씨와 결혼하기 전 헤어진 전처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알려졌다.

15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배우 정 씨가 출연했던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 다수는 “정씨를 출연시키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씨가 출연한 한 드라마의 관계자는 “정 씨 캐스팅 요구가 우리 드라마 외에 다른 작품에서도 반복돼 정 씨에게 빽이 있다고 다들 짐작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 씨가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했던 드라마의 경우, 제작진이 신인 남성 연기자 100여명을 상대로 오디션을 실시했지만 드라마 본부장이 오디션에 참가하지도 않았던 정 씨를 캐스팅하라고 지시해 결국 정 씨가 해당 배역을 맡았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캐스팅 압력을 넣은 당사자로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을 지목했다. 장 본부장이 안광한 사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증언도 나왔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장 본부장이 ‘사장도 다른 데서 부탁받아서 우리한테 부탁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장 본부장은 배우 정 씨에 대해 “부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오디션을 보게 해달라는 정도의 통상적 부탁만 했던 것이고 정윤회 씨 아들인지 몰랐다”며 안 사장 지시를 받았냐는 질문에는 “그건 말할 수 없다. 여러 군데서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EBS·YTN 사장 선임에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언론보도와 정치권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 씨의 소유 회사 사무실에서 우종범 EBS 사장 임명 보름 전에 이력서가 출력된 정황이 포착됐다. 또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조준희) YTN 사장은 최순실과 관련이 있다는 설이 제보됐다”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점검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은 14일 ‘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 적폐 청산을 위한 부역자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조가 꼽은 언론장악 부역자 10인 명단에는 안광한 MBC 사장과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 그리고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까지 MBC 관련 인물들이 총 3명이나 포함됐다. 특히, 부역자 명단 10명에서 사장이나 이사장 급이 아닌 인물은 백 본부장 뿐이었다.

최승호 뉴스타파 PD의 페이스북 화면.

백 본부장은 ‘백종문 녹취록’ 파문의 당사자다.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했다’는 백 본부장의 발언이 담긴 육성 녹취가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다.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라마 배역까지 실세에게 주는 안광한 등 MBC 경영진의 행태는 실로 놀랍다”며 “특검은 MBC도 수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썼다. 박성제 MBC 해직기자 또한 “낙하산 사장과 어용 간부들이 뉴스는 청와대에 갖다바치고 드라마는 비선실세에 바쳤다”며 “네놈들은 콩밥 좀 먹어야 된다. (이번 사태를) 특검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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