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 이른바 '언론장악방지법'이 12월 임시국회에서도 표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소집된 12월 임시국회의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일정이 협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미방위 간사인 박대출 의원이 일정 협의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박대출 새누리당 의원(연합뉴스)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압도적 지지로 가결된 이후 여야는 국정정상화를 위해 여야정 협의체 구성하고, 오는 15일부터 31일까지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정치권이 정국수습을 위해 발 벗고 나선 모양새이지만, 여전히 미방위만 답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언론장악방지법 반대로 일관하면서 아무런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방송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해당 법안에 대한 법안소위 회부와 심사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언론장악방지법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20대 국회에서 미방위는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심지어 법안소위를 한 차례도 열지 못한 유일한 상임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결국 미방위가 입법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책임은 새누리당이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방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실 관계자는 향후 임시국회 미방위 일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깜깜무소식"이라고 밝혔다. 언론장악방지법에 대해서도 "저쪽(박대출 의원)에서 아무런 말도 없어서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방위 새누리당 소속 위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실무적인 협상을 이어가야 하는 새누리당 간사 박대출 의원은 정작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행태에 분노한 박대출 의원 지역구의 진주 시민단체들이 지난 6일 국회를 찾아 박 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진주비상시국회의는 "(박대출 의원은) 대한민국 공영방송의 언론자유와 정치적 독립을 누구보다 앞장 서 지켜야 하는 자리에 있다"면서 "그런데 박대출 의원은 오늘 현재까지 이 법안과 관련한 어떠한 논의도 거부하고 있다. 한 줌도 안되는 KBS와 MBC의 '박근혜 순장조'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박대출 의원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지금 당장 언론장악방지법의 심의와 처리에 착수하라"면서 "민주주의와 공정언론을 염원하는 진주시민들과 언론인들은 국정농단의 공범인 언론장악 부역자들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박 대통령 탄핵을 막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박 의원은 "슬프다! 탄핵을 막지 못했다! 진주정신, 논개정신 외치며 호소했는데~ 사즉생 생즉사인데~ 의혹이 대한민국을 삼켰다! 슬프다!"라는 글을 남겼다.

박대출 의원의 글에 대해 "박대출 의원은 진주시민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박근혜의 국회의원", "진주시민인 것이 부끄럽다", "당신도 데스노트에 첨부하겠다. 어느 안전이라고 논개를", "진주정신을 왜곡하지 마라" 등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박 의원의 SNS는 폐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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