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언론관계법(미디어법) 관련 야당과의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본회의장 의장석 주변을 점거했다. 민주당이 원내대책회의를 진행하던 중 한나라당 의원들은 점거에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은 22일 오전 9시경 의원총회를 열고 “어제 회담 등을 종합했을 때 더 이상 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총회를 5분여만에 마친 한나라당 소속 의원 80여명은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의장석 주변을 점거, 직권상정 수순에 돌입했다.

▲ 22일 오전 9시15분경 언론관계법 협상종료를 선언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의장석 주변을 점거하고 있다.ⓒ나난
안상수 원내대표가 회담 종료를 선언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는 등 협상 결렬을 추인했고, 신성범 원내대변인은 “오늘 표결처리가 목표”라고 말해 22일중 국회의장 직권상정에 의한 표결처리 강행을 암시했다.

집권여당의 협상종료와 단상점거에 대해 민주당은 의원민주주의에 대한 폭거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전병헌 민주당 간사는 "어제 협상에서 타협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였다, 오늘 오전 전화를 통해 만날지 말지를 결정하기로 약속했다"면서 "단상점거로 양 당 원내대표의 약속을 깨는 것은 다수당의 폭력"고 비판했다.

대기업과 족벌언론의 방송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함과 동시에 장기집권을 도모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해온 이 법안은 결국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두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월25일 고흥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에 의해 문방위에 기습으로 직권상정됐던 언론관련법안은, 본회의에도 여야 합의가 아닌 기습으로 상정될 것으로 보여 파장의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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