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언론관련법과 관련해 신문과 대기업의 지상파 진출 및 보도전문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의 지분허용 한도를 두고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언론관련법 폐기’를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내걸고 거리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 2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3차 총파업 대회가 개최됐다. ⓒ미디어스

21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3차 총파업 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언론관련법은 악법이기에 여야가 합의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의원직 총사퇴’와 함께 배지를 버린 채 거리로 나올 것을 요구했다. 현재 민주당은 언론관련법에 대한 직권상정이 강행될 경우 의원직 총사퇴를 검토하고 있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국민의 말할 권리, 들을 권리, 볼 권리를 빼앗아 가는 언론사 장악 법안을 한나라당이 머릿수로 밀어붙이려 한다”며 “민주당은 의원 배지를 완전히 버릴 각오를 하고, 한나라당과 협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 의원들이 길거리로 나오면 다음 정권은 민주당 정권이 될 거란 사실을 왜 모르냐”며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고 나오라”고 덧붙였다.

▲ ‘언론악법 직권상정 반대’가 적힌 얼음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미디어스

김영호 미디어행동 대표도 “지난 6개월 간 야당 의원들이 언론관련법을 막느라 고생 많았다. 특히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잦은 농성으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을 줄 안다”며 “이번이 마지막 고비로, 의원직을 내놓고 언론관련법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들리는 소리에 의하면 수정안을 놓고 정신없이 (여야가 합의를) 하는 모양인데, 언론악법은 워낙 독소조항이 많아서 아무리 소유 지분을 낮춘다 해도 악법”이라며 “의원직을 걸고 폐기시켜라”고 말했다.

노종면 YTN지부장도 “가수 싸이가 ‘뒷통수 조심하라’고 이야기 했는데 (국회에서) 수치놀음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뒷통수 조심해야 한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잘 싸웠고, 잘 싸우고 있지만 앞으로 잘 싸워야 할 소명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 노종면 언론노조 YTN지부장 ⓒ미디어스

노 지부장은 “지금까지 이렇게 민주당 의원들을 주목한 적 있었냐. (이러한 관심을) 외면하지 말고 야합하지 말라”며 “KBS노조가 내일 수천의 노조원을 이끌고 온다면, 또 민주당 의원들이 배지를 던지고 합류한다면 이 싸움은 결코 승리할 수 승리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MB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사적으로 저지할 것을 결의하고 있다”며 “끝까지 사력을 다해, 목숨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관련법을 폐기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언론노조 노조원들의 요구가 있어서가 아니라, 실제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직을 내걸고 언론악법을 막아내야겠다는 결의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실질적으로 싸우고 있는 야당과 함께, 언론악법과 한나라당의 영구집권을 막아내자”고 강조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도 “언론관련법과 관련된 문제는 ‘조중동에게 방송을 넘길 것이냐, 말 것이냐, 둘 중 하나로 간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한 타협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모두 조중동에게 내어줘서는 안 된다”며 “물러서지 않는 싸움을 위해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 개최한 ‘조중동 왜곡보도 전시회’를 한 시민이 지켜보고 있는 모습 ⓒ미디어스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도 “미디어법이 정부 의도대로 통과되도록 둬서는 안 된다”며 “여당은 엉터리 법을 직권상정으로 통과시키려 하는 음모를 즉각 중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오늘 저녁 7시와 밤 10시 두 차례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며, 밤 11시부터는 철야 농성을 이어간다.

▲ 총파업 대회 참석자들이 국회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는 모습 ⓒ미디어스

저녁 7시 촛불문화제에는 대학생 랩퍼팀 <영보이스>와 <아날로그 소년>의 연합공연, 디스코 록밴드 <고고스타>, 트로트 뮤지컬팀 <걸판>, 국악인 백금렬, 지정남씨가 풍자 판소리를 하며 보컬가수 <나츠>, 타악연주팀 <드럼써클>이 등이 출연해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공연을 할 계획이다.

밤 10시 심야 촛불문화제에서는 언론노조의 투쟁을 지지하는 각계각층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애장품으로 즉석 경매가 진행된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난 겨울 1,2차 파업 투쟁을 함께 했던 검은색 목도리를, 판화가 이철수씨는 도자기 판화작품을, 근현대사 전문가 한홍구 교수는 저작집을 경매 물품으로 기증했다. 또 YB밴드와 DJ DOC의 이하늘, 장기하와 얼굴들, 크라잉 넛, 강산애씨가 친필 사인을 앨범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MBC 아나운서 김정근, 오상진, 나경은, 문지애 등의 애장품도 경매 물품으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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