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래전략실은 실질적인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로 알려졌다.

6일 열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법적조직이 아닌 '미래전략실'을 해체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국민 여러분이나 의원님들께서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고 밝혔다.

▲6일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증인선서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래전략실은 법적 조직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게 뭐하는 곳이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답변을 피했다. 박 의원은 "옛날 구조본을 대체한 것인데 이게 법적, 제도적으로 합법적인 것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모든 그룹을 지배하고 장악한다. 모든 정보와 자료들이 여기에 보고된다"고 몰아쳤다.

박범계 의원은 "이 미래전략실을 어떻게 할거냐. 내버려 둘거냐"면서 "법적 조직이 아닌 미래전략실을 통해 그룹을 계속 전사적으로 지배하실 생각이냐"고 미래전략실 해체를 촉구했다.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은 "2008년 4월 22일 이건희 회장이 약속한 것이 있다"면서 "전략기획실, 즉 미래전략실 해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차명계좌를 실명으로 전환하고 세금 납부 후에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두 가지 모두 약속이 안 지켜졌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좋은 일에 쓸 기회를 찾다가 (이건희 회장이)투병 중"이라면서 "어머니, 형제들과 결정할 시기가 오면 좋은 일에 욕심없이 쓰겠다"고 약속했다.

이종구 의원은 "쓴 소리 하시는 분들 쓰시고, 이제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아버지의 약속을 이재용 부회장이 실천하라. 어떡하겠느냐"고 물었다.

미래전략실 해체 요구에 이재용 부회장은 "오늘 질타도 있었고 질문 중에 미래전략실과 관련해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께서 만든 것이고 회장께서 유지해 온 거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활동도 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범계 의원이 "삼성은 전경련의 가장 큰 회원사"라면서 "전경련 해체에 동의하냐"고 묻자 "저는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안 하겠다"고 말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전경련에 납부하는)기부금을 중지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재차 촉구하자, 이재용 부회장은 "그러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전경련 해체에 반대하는 대기업 회장들 손 들어보라"고 하자,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손을 들었다. 손을 들지 않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대표이사, 손경식 CJ 대표이사는 사실상 전경련 해체에 찬성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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