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인물은 단연 김제동일 것이다. 지난 200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맡은 이후 순탄치 않은 방송 생활을 이어온 김제동은 그럼에도 언제나 할 말을 다하는 방송인이었다.

최근에도 국감 관련, 그의 이름이 소환되며 엄청난 화제가 되었었다. 보통 사람들은 그런 일이 있다면 움츠러들 법도 하지만, 오히려 김제동은 국민들 편에서 할 말 다하는 MC로 자신의 커리어를 꿋꿋이 유지한다.

지난 12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청년과 김제동이 함께 만드는 광장집회 ‘평범한 사람들의 민주주의의 지금, 바로, 여기서’(아래 ‘만민공동회’)> 사회를 맡기도 했다. 헌법 조항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는 김제동은 이날 거리로 나온 시민들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한 몸에 받았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 걱정말아요 그대>

그러나 진행자 김제동이 가진 최고의 장점은 자신의 토크쇼에 참석한 모든 이들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하심에 있다. 12일 열린 ‘만민공동회’를 이끌어간 이는 김제동뿐만 아니라, 자유발언대에 참여한 시민들, 자리에 참석한 시민들, 사정상 광화문 일대에 갈 수는 없었지만 동영상 시청을 통해 ‘만민공동회’에 함께한 시민들 모두였다.

‘만민공동회’처럼 직접적으로 국정 농단 사태를 비판하진 않았지만, 13일에 방영한 JTBC <김제동의 톡투유- 걱정말아요 그대>(<걱정말아요 그대>)에서도 현 시국에 대한 김제동의 사이다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가령 “요즘은 박수도 치고 소리도 지르고 싶은 시대 아니냐. 그러니까 사는 시국이 '어순실'할 때...”로 말을 흐리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드는 것은 기본. 영화나 소설보다 재밌는 이야기가 더 많아서 지금 우리나라 예술 분야가 위기며, 특히 인형극은 더더욱 위기에 처해 있다는 뼈있는 한마디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사태를 마주한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한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 걱정말아요 그대>

다시 한번 김제동 어록이 쏟아진 한 회였지만, 이날 방송의 백미는 집회와 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바라보는 김제동의 시선이었다. 어린 딸이 집회에 나가 다칠까봐 걱정되고 위기에 처한 나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에 자괴감이 든다는 한 시민의 발언 이후, 김제동은 그 말을 받아 자신의 생각을 이어나간다.

"충분히 공감된다. 엄마라면 그럴 수 있다. 이 시국이 빨리 안정되길 바라는 것. 집회와 시위를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면 좋지 않겠나"라며, "상실감 배신감 자괴감 슬픔 모두 우리 마음에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나라가 이 모양이다'라는 말에는 공감하지 않는다. 우리 헌법에 보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대한 국민의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각 자리에서 우리가 역할을 다했기에 지금 대한민국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 실질적으로 국정을 책임져온 여러분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특히 아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 걱정말아요 그대>

지금까지 우리나라 공식적인 역사 기록물의 주인공은 왕, 지배층 등 소수 엘리트의 몫이었다.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 체제가 수립된 이후에도, 소수 엘리트에 의해 다수의 민중은 ‘개 돼지’ 취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12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위대한 유산>에 출연한 설민석 강사의 말처럼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가장 앞장서서 나라를 구한 이들은 지배층에 의해 개, 돼지 취급받아왔던 민중이었다.

“정치는 삼류지만, 국민은 일류이다”라며, “진짜 대통령은 시민이고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통해 많은 것을 얻게 되고, 시민들과 한곳에 서있을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하는 김제동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유명 방송인이 아닌 시민의 한 사람이 되기를 자청한다.

더 나은 사회를 갈망하며 시민들과 함께 발맞추어 나아가고자 하는 김제동이 있기에, 위안을 받고 희망을 안고 살아갈 수 있는 지금. 가야할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김제동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걱정말아요 그대, 당신은 김제동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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