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을 이끈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왜곡보도를 하는 조중동에 광고하는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자”며 시작한 이들의 첫걸음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고, 조중동의 자존심에 타격을 준 것은 물론 경영에도 실질적인 타격을 줬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조중동은 연일 지면을 통해 언소주와 이들의 불매운동을 폄훼했다.

지난 2월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이림 부장판사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언소주 회원 24명이 전원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잠시 주춤했던 언소주는, 최근 조선일보에 광고하는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한동안 잠잠했던 조중동의 언소주를 향한 증오 가득한 보도도 다시 시작됐다.

언소주는 지난 8일 조선일보에 광고하는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첫 번째 기업으로 광동제약을 선정, 이후 지난 11일 두 번째 기업으로 삼성그룹 5개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생명, 에버랜드를 선정했다.

▲ 16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종각역 삼성증권 타워 앞에서 ‘조선일보에 광고하는 삼성제품 불매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김성균 언소주 대표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송선영
오늘 낮 12시 서울 종로구 종각역 삼성증권 타워 앞에서 ‘조선일보에 광고하는 삼성제품 불매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김성균 언소주 대표가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언소주는 오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태평로 삼성생명, 서초 삼성타워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삼성 관련 건물 앞에서도 회원들의 참여를 통해 1인 시위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성균 대표는 “아직까지 삼성 쪽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언소주가 불매운동에 들어간 지 하루 만에 입장을 밝힌 광동제약과 같은 중견기업과는 달리,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을 향해 불매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언소주가 불매운동 기업으로 삼성을 선정한다 해도 실질적으로 삼성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많았다.

그는 이러한 시각에 대해 “삼성이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보지만, 자본으로 언론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피할 수만은 없고 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며 “삼성이 잘못하고 있기에 끝까지 계속 불매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중동에만 광고를 하는 삼성은 삼성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언론에 광고를 주지 않는 등 자본을 통해 언론을 좌지우지하고 있기에 불매운동을 하면서 한번도 삼성을 잊어본 적이 없다”며 “자본과 권력, 언론을 좌지우지하는 삼성을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이 주도해 나서지 않는다면 누가 싸우겠나”며 “삼성을 향한 무모한 싸움이지만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삼성을 향해 “반성하지 않는다면 반대의 목소리를 더욱 키우게 될 것이고, 세계적인 기업으로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당분간은 삼성에 대한 불매운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소주가 다시 불매운동을 시작하면서 검찰과 조중동도 연달아 바빠지기 시작했다. 검찰은 “불매운동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며 형사처벌 가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지난주 광동제약 간부를 소환해 조사한 데 이어 오늘은 김성균 대표를 조만간 소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중동은 연일 지면을 통해 언소주에 대한 비난과 함께 불매운동 자체를 폄훼하고 나섰다.

그는 검찰의 움직임에 대해 “법원 판결에서 드러났듯이 불매운동 자체는 합법이고, 지난번과는 다르게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불매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변호사, 법대 교수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해서 하고 있고, 불매운동 자체가 전혀 불법이 아니기에 걸고 넘어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 개인과 언소주를 없앤다고 해도 멈출 수 없고, 이에 동의하는 많은 시민들과 네티즌들이 있기에 불매운동은 이어질 것”이라며 “검찰 소환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김성균 언소주 대표가 삼성증권 타워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그 앞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송선영
앞서 자유기업원은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성균 대표는 사회당 당원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경력 지님 △정치적 목적 위해 합리적 근거도 없이 기업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음 △정치투쟁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음 등의 내용을 주장한 바 있다. 자유기업원이 발표한 이날 보도자료는 지난 15일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지면에 그대로 인용돼 보도됐다. 현재 언소주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 신청을 한 상황이다.

언소주는 반박 자료를 통해 “대표는 사회당 당원으로 가입 한 적이 전혀 없으며, 국가보안법 위반사안의 경우 88년 특별사면으로 이미 형의 실효가 종료된 것으로, 해당 사실을 밝히는 것은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에 의거 처벌이 가능한 사안”이라며 “언소주는 언론소비자 단체를 표방하고 있고, 일반 정당, 특정 정파와 전혀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골적인 조중동 보도에 대해 “조중동의 보도가 치졸하다고 생각한다. 안사람 신분까지 노출시키고, 내가 20년전 사면받은 일을 비롯해 나는 사회당이 뭔지도 잘 모르는데 사회당원인 것처럼 교묘하게 보도했다”며 “우리가 물리적으로 그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기에 조중동이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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