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임진수 기자] 주영한국문화원은 지난 9월 15일에 영국박물관과 공동 주관한 정가악회 공연을 시작으로 약 한 달간 런던 전역에서 ‘제3회 K-뮤직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싸이키델릭 사운드와 한국적 가락을 섞은 일명‘조선록’을 연주하는 밴드‘아시안 체어샷’과 한국에서 가장 실험적인 어쿠스틱 곡을 연주하는 밴드 ‘단편 선과 선원들’의 합동 공연이 10월 21일(금) 저녁 8시(영국 시간)에 리치 믹스(Rich Mix)에서 열렸다.

총 8개의 공연으로 구성된 K-뮤직에서 이번 공연은 지난 9월 27일(화) 이디오테잎과 페이션츠, 10월 3일(월) 잠비나이의 공연에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 K-Rock 무대였다. 약 200명의 관객이 함께한 아시안 체어샷과 단편 선과 선원들의 공연 역시 앞서 있었던 두 번의 K-Rock 공연 못지않은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끌어내며 성황리에 마쳤다.

먼저 무대에 오른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은 올해 4월에 발매한 정규 2집 <뿔>의 수록곡 ‘발생’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첫 곡의 도입부에서부터 어쿠스틱 악기에서 예상할 수 없었던 강렬한 사운드로 현지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어서 곡 ‘뿔’, ‘순’, ‘노란방’까지 총 9곡의 곡을 선보였다.

단편선과 선원들의 악기 구성은 일반적인 록 밴드와는 다르게 바이올린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세 번째로 들려준 곡 ‘모든 곳에’는 멤버 장수현의 바이올린 연주가 가장 두드러지는 곡이다.

이 곡은 공연 전부터 K-뮤직 홍보 트레일러를 통해 현지에 소개되어 공연장을 찾아온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 곡이었다. 장수현의 클래시컬하면서도 공격적인 바이올린 연주와 회기동 단편선의 독특한 보컬이 공연 초반부터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충분했다.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곡‘불’에 이어 마지막 곡인 ‘노란방’이 끝나는 순간까지 관객들의 환호는 끊이지 않았다. 단편선과 선원들은 무대를 마무리하면서 공연을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이른 시일 내에 영국에 다시 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단편선과 선원들의 공연을 본 현지 관객 Adrian Taylor는 “단편선과 선원들의 음악은 단순히 록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바이올린 사운드는 그들의 음악을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현지에서 더 많은 공연을 가진다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음악에 빠져들 것이다.”고 말했다.

단편선과 선원들은 무대에서 내려온 후 인터뷰에서 “저희의 음악을 처음 들어보셨을 텐데, 진심으로 음악을 즐겨주시고 호응해주셔서 감사하다.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들의 반응이 더 뜨거워져서 저희 역시 기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반드시 영국에서 다시 공연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단편선과 선원들에 이어 무대에 오른‘아시안 체어샷’은 2013년에 발매한 데뷔 EP앨범의 수록 곡 ‘소녀’를 시작으로 그 열기를 이어나갔다. 특히, 멤버 손희남(기타)이 직접 만든 빨간색 하회탈을 쓰고 연주를 시작했다.

거칠고 강한 사운드에 멤버들의 역동적인 퍼포먼스가 더해져 첫 곡만으로 관객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계속해서 아시안 체어샷은 곡‘해야’, ‘동양반칙왕’, ‘반지하제왕’ 등 총 9곡으로 60여분 가량 무대를 가졌다.

아시안 체어샷의 음악은 서양음악인 록에 한국적 정서의 가사와 사운드를 더해 일명‘조선 록’이라고 불리는 만큼 한국적인 색채가 강하다. 이번 공연에서 곡 ‘날 좀 보소’, ‘탈춤’, ‘뱃노래’를 연이어 부르며 현지 관객들에게 조선 록이 무엇인지 인식시켜 주었다.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통해 아시안 체어샷의 독보적인 사운드가 영국 현지에서도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아시안 체어샷은 올해 2월에 발매한 디지털 싱글 <사랑이 모여서>의 타이틀곡 ‘사랑이 모여서’를 끝으로 본 공연을 마무리했다. 관객들은 아시안 체어샷이 무대에서 내려간 이후에 연신 앙코르를 외쳤다. 관객들의 성화에 다시 무대에 오른 아시안 체어샷은 앙코르 곡 ‘타박네야’로 K-뮤직의 공연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아시안 체어샷은 인터뷰에서 “2014년 첫 번째 유럽 투어 이후에 영국 관객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다. 멤버 교체 이후에 처음 갖는 투어라 부담도 많이 되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시안 체어샷이 다른 밴드들과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저희의 음악을 ‘조선 록’이라고 불러주시는데 단순히 서양음악인 록을 따라하는 것보다 거기에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한국 정서의 음악을 더하고 싶었다. 처음 들으시는 분들께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공연을 보고 나면 저희를 기억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시안 체어샷의 이번 공연은 K-뮤직의 일환이자 그들의 두 번째 유럽 투어의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 뜻 깊은 시간이었다. 영국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3일까지 스페인, 벨기에를 포함해 총 3개국에서 5회 공연을 하게 된다. 이번 유럽 투어는 주영한국문화원을 주축으로 스페인과 벨기에 한국문화원이 협력하여 이루어낸 성과였다.

주영한국문화원 용호성 원장은 “K-뮤직페스티벌 개막식에 맞춰 개최된 유럽 지역 문화원장 회의를 통해 유럽 지역 한국문화원 간의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것을 약속했으며 이번 아시안 체어샷의 유럽 3개국 투어는 그 첫걸음이다”라고 그 의미를 평가한 바 있다.

아시안 체어샷과 단편선과 선원들이 공연한 리치믹스 공연장은 런던 동부지역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인 쇼디치에 위치한 독립 문화 공간이다. 독립영화제, 다양한 전시 및 라이브 공연 등이 열린다.

이번 K-뮤직에서는 지난 9월 27일(화) EDM 밴드 이디오테잎과 펑크록 밴드 페이션츠의 조인트 공연 이어 두 번째로 이곳에서 공연이 진행되었다. 작년 K-뮤직에서 퓨젼 국악밴드 잠비나이가 오른 무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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