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이 상승하기 시작한 MBC. 그동안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보수 세력들은 KBS1 <뉴스9>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뉴스데스크 시청률에 대해 “MBC가 좌파방송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낮다”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때문에 시청률이 낮다”며 시청률을 MBC 비판의 빌미로 삼아왔다.

뉴스데스크의 낮은 시청률은 MBC의 아킬레스건이자, 넘어야 할 대상이었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뉴스 시청률이 오르기 시작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 미디어 코리아>에 따르면 서울 수도권 기준으로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4일 14.5%로, 12.9%인 뉴스9를 앞질렀고 29일 영결식 당일에도 16.1%로 14.5%의 뉴스9를 앞질렀다.

▲ 5월26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캡처.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전인 지난 4월25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4주 평균, TNS 수도권 기준으로 뉴스데스크는 9.2%에서 서거 후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한 주 평균 12.9%로 올랐다. 반면, 뉴스9는 14.1%에서 14.3%로, 8시뉴스는 9.4%에서 9.7%로, MBC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청률 상승폭이 적어 MBC의 약진이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시청률 상승에 대해 MBC 내부는 담담하다. 시청률 상승 현상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큰 이슈로 인한 일시적인 시청률 상승인지, 이러한 현상이 지속적인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질는지 섣불리 예측할 수 없기에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보도국의 한 기자는 “시청률이 오르니까 좋다”며 “MBC는 큰 이슈가 터졌을 때 일시적으로 시청률이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라도 이슈와 관련해 잘 기획하고 대처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시청률이 오른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다만 ‘노 전 대통령 서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어렵다”며 “이러한 현상을 계속 유지해서 시청률이 꾸준히 좋게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데스크 시청층, KBS와 SBS에 비해 젊어

뉴스데스크의 시청층은 다른 방송사인 KBS와 SBS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TNS 시청률 자료에 의한 분석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 국민장 기간이었던 지난 한 주 뉴스데스크의 시청자 평균연령은 42세로, KBS 뉴스9 53세, SBS 8뉴스 45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었다. MBC 내부에서는 이번 시청률 상승으로 MBC 뉴스를 선호하는 시청층이 확인되었고, 이를 계기로 MBC 보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김주만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는 “MBC가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기본에 충실한 보도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MBC 뉴스의 주요 시청층이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어서 (시청률을 올리려고) 보수적 입맛에 맞춘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KBS와 SBS에 비해 MBC가 좌파 성향의 뉴스를 한다고 우려를 할지 모르겠으나, 방송 시청률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오히려 우려해야 할 쪽은 우리가 아니라 정부”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부에서 김수환 전 추기경 선종 때 지적하지 않던 간부가 뉴스가 너무 감정적으로 가지 않게 ‘배경음악을 빼라’는 목소리를 내어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이 많았다”며 “실제 KBS와 SBS가 배경음악을 많이 사용한 것과는 달리 MBC는 최대한 이러한 부분을 자제해 상대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수 언론들은 ‘MBC가 좌파 언론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낮다’고 했는데,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MBC가 좌파방송임에도 시청률이 올라간 셈”이라며 “이로써 보수 언론의 공격 근거가 상당히 미약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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