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재단. 모금방식과 문화부에 재단설립 허가를 받은 서류도 거의 똑같았다. 사무실 위치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불과 440미터 떨어져 있다.

그런데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는 최순실의 집이 1.5킬로미터, 박근혜 대통령 집과는 800미터 떨어져 있다. 누가 봐도 박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공간으로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이것을 법적 용어로 '합리적 의심'이라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노인의 날 기념 전국 어르신들과의 오찬행사에서 이심 대한노인회장의 대표인사말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그런데 박대통령이 어제 한 발언은 매우 실망이다.

"이런 비상시기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한겨레와 동아일보,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을 좌파언론으로 지목하고, 부패기득권세력으로 조선일보와 TV조선을 지목하더니, 이번에는 동아일보마저,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으로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언론'으로 지목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발언이다.

동아일보가 보도한 어제 논설위원 칼럼 [박제균의 휴먼정치] '좌파 세력'과 '기득권 언론', 그리고 최순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의심을 일으킨 주체는 대통령과 최측근으로 분류된 최순실, 그리고 안종범 청와대 정책실장이다. 아니면 아니라고, 아닌 이유를 설명하면 된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정국이 대통령 본인에 조금만 불리하게 돌아가면 국기문란이니 좌파언론이니 부패기득권언론이니 사회혼란세력으로 매도하는 것은 아주 못된 정치 나쁜 버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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