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슬, 이춘근, 송일준 PD등 MBC <PD수첩> 광우병 보도 제작진에 이어 프로그램 일부 취재를 담당했던 이승구 프리랜서 PD가 14일 오전 9시20분 자택 앞에서 체포됐다.

한국독립PD협회 소속인 이 PD는 <PD수첩> 광우병 편에서 미 쇠고기 수입업자, 판매업자 등을 3일간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바 있다. 이승구 PD가 고소당한 사유는 ‘업무방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독립PD협회는 14일 오후 3시, 서울지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PD를 체포한 검찰을 강하게 규탄했다.

▲ 14일 오후 3시 서울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한국독립PD협회 주최로 ‘이승구 독립PD 석방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한국독립PD협회
이들은 ‘검찰은 재미도 없고 시청률 낮은 코미디 방영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검찰은 조직의 보호벽을 갖지 못한 독립PD를 체포하는 치졸한 수사를 강행하고 있다. 이는 약자를 통해 티끌 하나 먼지 하나라도 털어서 <PD수첩>에 대한 강제 수사의 명분을 만들려는 전근대적인 발상에 불과하다”며 “상식을 벗어나 버려, 재미도 없는 희극을 이젠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제 검찰은 <PD수첩> 광우병 편에 참여했던 번역 작가를 비롯해, FD, 기술진, 심지어는 제작 기간 중 청소를 담당했던 환경 담당자까지 체포하는 희대의 코미디를 우리 앞에서 재현할지도 모른다. 이 PD의 체포에 대해, 분노와 참담함에 앞서 그저 웃음 밖에 안 나온다“며 “20세기 이후, 민주주의가 확립된 국가에서 공직자의 공무 수행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명예훼손으로 판단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윤성일 한국독립PD협회 사무처장은 “3일간 현장 취재만 했을 뿐 프로그램 제작이나 편집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은 이 PD를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해간 것은 꼬투리를 잡아 <PD수첩>을 흠집내려는 의도다. 향후 프로그램 제작에 위축 효과를 불러오게 될 것”라며 “‘몰래카메라’는 공익을 위해 많은 프로그램에서 불가피하게 사용되는 기법이다. 모자이크 처리를 제대로 못해서 신분이 노출되는 경우에는 고소당한 경우가 있으나 지켜야 할 규칙을 다 지켰음에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한 사례는 지금까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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