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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수렴 거부하면 미디어위 존속 필요없다”[인터뷰]최상재 미디어위 위원
안현우 기자 | 승인 2009.05.12 15:15

“여당측이 (한나라당의 언론관계) 법안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 조사마저 거부한다면 미디어위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여론점유율 조사나 국민여론, 특히 지역여론 수렴을 거부한다면 더 이상 미디어위를 존속할 필요가 없다.”

지난 8일 미디어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무산은 ‘국민여론 수렴 뒤 표결처리’라는 여야합의를 여당 측이 의도적으로 깨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며 “미디어위 활동시한 연장 등 여타 방안을 통해 법안 평가의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고 실질적인 국민여론수렴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전국언론노동조합  
최 위원장은 “회의 공개 여부, 생중계 문제, 지역공청회 개최 등 너무나 당연한 내용에 대해 출범 초기부터 불필요한 논쟁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며 “남은 시일 동안은 여론점유율 조사와 여론 조사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방법론에 합의하고 이를 이행할 시간을 추가로 확보해야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당 측의 거부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여론조사 문제는 현재 여야 추천 각 2인으로 구성되는 소위에서 실시 여부를 포함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13일 춘천지역 공청회에서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8일 민주당 추천 몫의 류성우 언론노조 정책실장과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이 미디어위 위원을 사퇴한 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과 함께 위촉됐다.

다음 최 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민주당 추천의 미디어위 위원으로 변경, 추천됐다. 이유는?

100일 시한의 미디어위가 절반이 넘어가도록 제대로 된 성과는커녕, 여당 추천위원들의 발목잡기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언론에 활동상황이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었다. 언론계와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언론 관련법안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부여당의 반칙에 강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참여하게 되었다.

- 지난 금요일 위원으로 전체회의에 참석했는데, 이날 회의를 평가해보면?

논지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일부 위원들이 회의를 공전시키는가 하면, 언론에 대해 제대로된 지식도 없는 관계자들을 불러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로 포장해 발표하게 하는 등, 한마디로 아전인수에 중구난방의 형국이다. 특히 한나라당 추천 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위원들은 시간 때우기 식의 소극적인 자세로 미디어위를 무력화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즉시 바로 잡아야 한다. 분명하게 경고한다. 2월 국회에서의 여야 합의는 ‘국민의견수렴’이 전제된 6월 국회 표결처리다. 전제를 충족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추천 미디어위 위원장이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 참석한 첫 회의에서 김우룡 위원장 사퇴를 주장했는데?

5월 6일 부산 공청회를 방청하다가 김우룡 위원장의 태도에 큰 분노를 느꼈다. 당일 회의 진행을 파행으로 이끈 것은 차치하고 중계방송 문의를 해온 방송사 간부에게 굳이 중계나 녹화 방송을 할 필요가 없다는 발언을 한 김우룡 위원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KBS나 MBC는 물론이고 부산방송을 비롯한 지역방송과 신문에 특별편성, 특별취재를 요구해야 할 위원장이 오히려 미디어위 활동과 공청회의 보도를 가로막는다면 위원장은 물론이고 위원 자격조차 없는 것 아닌가? 이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철저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 부산 공청회에 대한 부산MBC의 중계 문제는 무엇인가?

미디어위가 KBS, MBC, SBS, YTN 등 방송4사에 중계방송 등의 협조를 요청한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김우룡·강상현 공동위원장 명의로 서명이 되어 있다. 당연히 이 공문을 접수한  각사는 지역사에도 공문을 전달했다. 그러나 공문에는 담당자 이름이 없어 부산 MBC에서 김우룡 위원장에게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문의를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답변은 앞에 설명한 대로 ‘굳이 방송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편성담당자들은 이 사안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김우룡 위원장은 ‘방송사 사정대로, 정해진 편성표대로 하면 된다’고 이야기했다며 변명하고 있지만, 이 말도 풀어보면 굳이 편성을 바꿔가면서 방송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당초 지역공청회를 열 필요가 없다고 버티던 한나라당 추천 위원들의 자세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이것은 지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고 지역의 언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 지난주 금요일 미디어위 공청회에서 일부 경제계 출신 발제자들이 신방겸영 및 교차소유에 대한 무차별적인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적어도 한국의 언론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언론’의 특성에 대한 이해는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신문방송을 오로지 산업적 논리로만 재단하는 편향적인 인사들의 주장일 뿐이다. 철지난 신자유주의의 틀을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금융자본과 미디어에 대한 규제강화 등 큰 변화를 읽지 못하고 아직도 90년대식 사고, 탈규제가 선이라는,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낡은 레코드만 돌리고 있다. 이들은 의료보험·전기·가스·수도까지 사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캘리포니아 전력난, 남미의 수도난 등 공공부문의 섣부른 사유화가 부른 재앙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조차 못하고 있다.    

- 미디어위 활동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밖에서 봤던 지난 과정에 대한 평가는?

회의 공개 여부, 생중계 문제, 지역공청회 개최 등 너무나 당연한 내용에 대해 출범 초기부터 불필요한 논쟁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그것이 정부여당 측의 작전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 갈 것이다. 100일이라는 제한적인 시간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국민여론을 수렴하지 못하고 오히려 파행적인 운영으로 시간을 끌고 미디어위의 의미를 전락시킨 데 대해 여당측 위원들, 그리고 이를 방치한 한나라당에게 반드시 책임이 따를 것이다.

앞으로 한 달여 남은 시간 동안 법안의 미비점, 법안으로 인해 파생될 여론독점 등의 문제를 짚고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은 시일 동안은 여론점유율 조사와 여론 조사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방법론에 합의하고 이를 이행할 시간을 추가로 확보해야 소기의 성과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만큼 활동시한 연장 방안 등을 통해 법안 평가의 기초 데이터 확보와 실질적인 여론수렴을 해야 할 것이다. 

- 향후 미디어위에 대한 전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금처럼 여당 측이 계속해서 여론점유율 조사나 국민여론, 특히 지역여론 수렴을 거부한다면 더 이상 미디어위를 존속할 필요가 없다. 법안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 조사마저 거부한다면 미디어위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이는 ‘국민여론 수렴 뒤 표결처리’라는 여야합의를 여측이 의도적으로 깨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다.

두 번째는 여당 측이 입장을 바꾸어 제대로 된 여론수렴에 협조할 경우다. 인터넷 부문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신문방송 겸영과 대기업의 방송뉴스 진출 부분에 대해서도 시장상황과 조사내용에 따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정부여당에 우리의 왜곡된 언론시장, 특히 신문시장을 바로잡을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진지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공은 여당 측에 있다.       

안현우 기자  adsppw@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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