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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양심적인 경영진과 만드는 소년한국일보에 애정없다"[인터뷰]윤석빈 소년한국일보노조 분회장
이준상 기자 | 승인 2016.08.09 10:07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사지부 소년한국일보분회(이하 소년한국일보 노조)는 8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지속적인 임금 체불과 단체협약 체결 결렬 등이 이유다. 소년한국일보 노조 윤석빈 분회장은 “회사는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에도 장 대표이사에게 법인카드를 제공했고 개인 차량의 임금마저 지급했다”며 “현재까지 회계 자료에는 그의 가지급금은 회수되지 못한 채, 사원들의 임금 체불액은 늘어만 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4일 장재국 대표이사를 업무상 배임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조는 장 대표이사를 검찰 고발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장 대표이사는 사회의 공기라는 언론사 사주로서 무책임하고 불성실하며 비도덕적인 경영으로 소년한국일보가 파탄으로 이르게 된 주요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윤 분회장은 1997년 소년한국일보에 입사해 19년 동안 일해왔다. 한 매체에서 19년 동안 기자로서 활동해왔기 때문에 소년한국일보에 애착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윤 분회장은 "신문에 대한 애정이 정말 깊긴 하다"면서도 "내가 정들었던 기자들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비양심적인 경영진과 만든다고 했을 때, 소년한국일보에 애정이 있냐고 묻는다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년한국일보가) 선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유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지키고 싶지만, 내용이 어떤 건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어린이 신문도 반드시 논조가 있다. 정보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해줘야 할 얘기가 있다. 그런 것들을 하려면 회사가 정상적으로 경영돼야 하고 편집권도 독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오전 노조는 사측과의 면담을 가졌다. 하지만 사측에서는 책임을 회피할 뿐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사측과의 면담을 마친 윤석빈 분회장을 만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사지부 소년한국일보분회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현재 파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파업 시작 때부터 상황이 어려웠다. 분회원들이 사측에 분노가 아주 컸다. 현재 분회원들의 생각은 해볼 때까지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파업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진 않다. 하지만 분회장 입장으로선 책임지고 무엇이든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회사와 이야기를 잘 해보려 했으나, 회사는 여전히 부도덕적인 운영을 바꿀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지난 4일 장재국 대표이사를 업무상 배임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5월에 임금이 밀리며 문현석 상임고문이 ‘현재 사태의 책임이 장재국 대표이사에 있고, 장 이사 때문에 회사에 담보가 걸렸고 이것이 해결되면 회사가 어려운 위기를 넘길 것’이라는 취지로 전체 사원면담을 했다. 문 고문은 장 대표이사가 25여억 원을 가져갔다고 얘기했다. 장 이사를 따로 만났을 때, 그가 구체적인 얘기는 안 했지만 본인이 가져간 돈은 10여억 원이라고 했다. 그는 회사가 20여억 원이라고 말한 것은 이자까지 포함된 것이라며 회사와는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가지급금이 최소 10억 원 이상 있다는 것은 회사와 장 대표이사 양쪽 다 인정한 사실이다.

장 대표이사가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형사상과 민사상의 책임으로 나뉜다고 했을 때, 장 대표이사가 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민사상 책임은 형사상의 책임이 밝혀지면 임금체불 등을 포함해 해결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다. 이렇게 책임을 묻게 됐을 때 해결할 방법을 찾아서 우리에게 제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 회장뿐만 아니라 현재 경영진들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으니까.

사측은 현재 직면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노력 중인가

회사측은 부채가 이렇게 많은데 이 회사를 누가 사겠냐며 답이 없다고만 말한다. 경영 악화에 책임이 있는 사측이 부채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얘기는 안 하고, 본인들이 쌓아온 부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만 한다. 부채를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는 게 정상적인 발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전 경영자들은 ‘그동안의 회사 운영은 잘 모르겠고 내 탓이 아니다‘라고만 한다. 이전 경영자들은 장 이사가 가지급금으로 가져간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모든 것을 장 이사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임금 체불이 지속되면서 지난 6월 사원들이 퇴사했다

장 이사가 원하는 게 바로 그것일 수 있다. 장 이사는 ‘사원들이 뭉쳐 다시 한 번 회사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이 회사는 회생하기 힘들다‘고 사원들을 회유한다. 지난 5월 장 이사가 ‘체불임금을 다 가져올 테니까 그때 같이 가겠는지 안 가겠는지 결정하라.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으라’는 취지의 말을 전체 사원들 앞에서 했다. 체불 임금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하면서도, 회사가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때 4월 임금과 상여금이 밀린 상태였다. 사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렇게 말했지만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파업이 지속되는 것 자체가 분회원들에게 힘겨운 상황일 것 같다. 언제까지 파업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언제까지라고 지금은 얘기하기 어렵다. 파업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는 없다. 현재 무임금 4개월째다. 다 줄도산이 나게 생겼다. 그렇다고 회사에 어떤 변화를 기대하기엔 비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것은 회사과 장 이사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다.

(파업에 돌입하게 된 것은) 신문을 계속 만들면 회사가 임금체불을 이어갈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회사는 '부도가 날 것이다, 어렵다'고 말한다. 만일 그렇다면 법정관리를 신청하든지 어떤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빚이 늘어나는데 우리가 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더 없어지고 있다. 사측이 회사가 부도가 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주장한다면, 우리는 체불된 임금부터 줘야한다고 요구하는 것이다. 결국은 임금체불이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법에 기댈 수밖에 없다. 법적인 고발과 투쟁을 이어가며 신문을 만들 수 있겠지만, 임금이 나온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 지난 6월 사원들 4명이 나갔다. 새로운 사원을 뽑아야 하는데 이것도 못하는 상황에서 신문을 계속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편집국장 1명, 편집기자 2명이 신문을 발행 중이다

원래 소년한국일보는 8면 구성이었다. 1면과 2면은 스트레이트 지면이다. 1면과 2면에는 총 5~6개 정도의 기사가 들어간다. 이 중 기사 2개는 기획이기 때문에 기자나 외부 필진이 썼다. 하지만 지금은 방학 중이라 4면 구성이다. 1면과 2면에 기사 2개만 들어가도 된다. 현재는 편집국장이 기사 2개씩 쓰고 있는 모양새다. 당장은 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9월 1일이 되면 8면 구성으로 돌아간다. 그때는 기획해야 하기 때문에 지면을 미리 구성을 해야 한다. 통상 기획을 준비하는 기간이 보름 정도로 그 작업이 8월 중순부터 들어간다. 하지만 지금처럼 파업이 계속 이어지면 9월 신문 정상발행은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노동청에 가서 면담을 해볼 계획이다. 집회를 열어 검찰 조사를 촉구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또 사측 상황을 살펴야 될 것 같다. 오늘 오후에는 장 대표이사를 만나서 더 얘기해 볼 예정이다.

어린이 신문 소년한국일보는 1960년 7월 17일 창간한 국내 최초의 어린이 일간 신문이다. 어린이들에게 "미래의 꿈을 심어주는 신문"은 창사 56년을 맞은 소년한국일보가 견지해 온 모토이다. 소년한국일보 홈페이지 인사말에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세상을 담아내고, 그들에게 희망과 꿈을 전하는 유익한 신문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씌어있다. 하지만 소년한국일보를 만드는 기자들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윤 분회장은 “분회원들 중 가장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신입사원 두 명은 구직활동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상 기자  junsang0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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