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선교 의원, 서청원 의원, 정병국 의원. (연합뉴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이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원유철, 한선교, 홍문종 의원 등 다른 친박계 의원들도 출마가 유력하다. 이처럼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 후보들이 우후죽순으로 난립하자 위기감을 느낀 친박계의 당권 재장악을 위한 발빠른 재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청원 대표론'이다.

출마를 고사하던 서청원 의원도 친박계 의원들의 설득에 결국 전당대회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친박계의 실질적 리더 최경환 의원이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짠 친박결집의 새판 '서청원 대표론'에 대해 새누리당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 유력한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청원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누구나 다 출마할 수 있다고 보지만, 출마의 과정이라든가 출마 선언하는 입장,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당 대표를 나가고 안 나가고 하는 것을 특정 계파가 옹립하는 것은 전당대회의 의미를 희석시키고 왜곡시키는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정 의원은 "이번 전당 대회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될 것은 계파청산"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특정한 계파가 옹립을 해서 후보를 내겠다 하는 것은 그 당사자에게도 곤혹스러울 것이고, 당원들이나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원들이라든가 이런 분들을 만나서 대화해보면 아직도 정신못차렸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친박계가 당권 재장악을 위해 '맏형' 서청원 의원을 억지로 옹립하는 모습에 일침을 가한 것.

반면 비슷한 시각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친박계 한선교 의원은 서청원 의원의 출마에 대해 "우리가 판단할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한 의원은 "(서청원 의원이) 출마하시리라 생각한다. 서 대표께서 출마하고 안 하고를 왜 다른 사람들이 시비를 거는지 모르겠다"며 "본인이 결정하셔서 나오면 서로 선의의 경쟁,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민과 당원들이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최경환 의원이 책임을 지고 불출마 선언을 했고 우리 서 대표(서청원 의원)이 안 나오신다면 강경 친박 그룹이 사라질 그런 위험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서청원 대표론이 대두된 이유를 친박계 중에서도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에서 찾았다. 한선교 의원은 서청원 대표론에 대해 '그들의 자유'라고 표현하며 자신과 친박계 '강경파'와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한편 정병국, 한선교 의원은 이른바 친박계 강경파가 계파갈등을 유발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도움은 커녕 피해를 주고 있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정병국 의원은 "지금 없애야 될 계파, 이런 부분들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는 대통령이 피해자"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지, 새누리당만의 대통령도 아니고 어느 계파만의 대통령도 아니다. (친박계가) 자꾸 협량한 대통령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한선교 의원도 "성향이 강한 친박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이미지에 손상을 가는 그런 행동을 하고 있고, 그러면 당의 쇄신은 이뤄지지 않는다"며 "때론 (강성 친박이) 대통령을 팔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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