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청와대 수석을 맡았던 세월호 참사 당시 KBS에 보도개입 등 압력을 행사한 것과 관련, 이 사안을 폭로한 김시곤 KBS 전 보도국장은 당시 이정현 의원과의 전화 통화를 보도통제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징계무효소송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이정현 의원이) 내 전화번호는 알고 있었으니까 통화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이정현 의원이) 통화를 통해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7월 6일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자신의 징계무효 첫 항소심 준비기일에 출석했다ⓒ미디어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KBS는 국민들로부터 직접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으로 국민의 방송, 더 나아가 국민을 위한 방송"이라면서 "그런 KBS의 역할은 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매우 중요하다. 과연 그들(이정현 전 수석 등 청와대 및 정치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이번 사태의 핵심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당시 이정현 의원의 행위를 두고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한마디로 넌센스라고 생각한다"며 "KBS는 국민의 국민을 위한 방송이어야 하는데 과연 그런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KBS가 정권 편향적인 것에) 저를 포함한 KBS 구성원들에 책임이 있다. 그렇지만 그 외에도 근본적으로 제도적 문제도 있다"면서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를 그대로 놔둬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정치권도 이 사안을 정치적 이해관계의 문제나 단순한 정쟁으로 보지 말고 개선 방법을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 이정현 의원의 당시 전화를 보도에 대한 통제나 압력으로 받아들였는지를 묻는 질문에 "후배들이 성명서를 썼다"며 "저는 기자들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었다. 생각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에둘려 표현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언급한 '성명서'는 KBS 보도본부 소속 27기 기자들의 <청와대 '보도 개입'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가> 제하 기명성명으로 판단된다. (▶관련기사: "이정현 보도통제, KBS 언제까지 침묵하나" )

끝으로,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나머지는 청문회 등 공식 자리가 마련된다면 출석해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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