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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이 KBS에만 전화했겠느냐”언론단체들, 청와대 대국민 사과 및 이정현 의원 사퇴 촉구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7.05 13:13

청와대 이정현 전 홍보수석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보도통제를 한 음성녹취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누구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회에 출석해 “통상적인 업무수행”이라며 두둔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언론노조는 청와대의 대국민 사과와 이정현 의원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을 비롯한 언론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참사 언론통제 철저히 규명하고 언론독립을 위한 <방송법>을 즉각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청와대 언론장악 청문회, △방송독립 위한 방송법 개정, △세월호특조위 활동 기한 보장 및 조사권 부여 등을 촉구했다. 언론노조에서는 내일(6일)부터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을 비롯한 언론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참사 언론통제 철저히 규명하고 언론독립을 위한 <방송법>을 즉각 개정하라”고 촉구했다ⓒ미디어스

기자회견에서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은 “녹취록 공개 이후 많은 기자들이 ‘KBS 지금은 어떤가’라고 질문한다”며 “당연하지만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다. KBS뉴스를 2년전 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고 답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KBS 뉴스를 보면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여당 관련해서 문제되는 이슈를 파악하기 힘들다”며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대우조선해양 관련 서별관회의 문제가 제기됐지만 KBS는 보도하지 않는다. 현대원 수석의 제자들 돈 착복 의혹도 절대 찾아볼 수 없다. 만일, 보도가 있다면 그건 해명기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이정현 홍보수석 녹취록이 공개돼도 단 한 건 보도하지 않는다”며 “또, 세월호특조위가 강제 종료됐음에도 리포트가 나오지 않는다. 2014년 기레기 이야기를 들었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개입 녹취록을 제공해준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 대해서는 “KBS본부와는 애증의 관계”라며 “외압이 있었을 때 왜 좀 더 당당하게 대응하지 못했는지 안타깝다. 해당 문제는 비단 보도국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비단 KBS에서만 이런 일이 있었겠느냐는 의혹을 갖게 하는 게 사실이다. 세월호참사 등 청와대의 보도통제가 상시적이고 일시적으로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이번 사태에 대해 “통상적인 업무”라고 주장하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언론노조 조능희 MBC본부장은 “녹취록이 공개됐을 때 오히려 KBS가 부러웠다”며 “MBC 내 기자들 사이에서 ‘저기는 녹취라도 하는 구나’라는 자조적인 반응이 컸다”고 전했다. 그는 “KBS는 그대로 신뢰도와 공정성 평가에서 MBC보다 낫지 않느냐. 우리는 어디 가서 고개를 못 들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진은 SBS가 항의해 수정하기로 한 여론집중도조사와 자체 개발한 지수(QI)를 통해 나온 (MBC 공정성이 높게 나온)평가들을 넣기로 표결로 통과시켰다”고 개탄했다. 

언론노조 홍정배 EBS지부장은 “EBS <다큐프라임> ‘민주주의’ 편에 대해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교육부 장관에 ‘(제작자들이)지들 맘대로 프로그램 만들고 있다’, ‘좌파사관을 무차별적으로 심고 있다’, ‘가져오라’라는 등의 망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며 “녹취록을 포함해 박근혜 정권이 어떻게 언론을 통제하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YTN 박진수 지부장은 “핵심은 보도국장”이라면서 “보도국장을 어떻게 선임해야 정권의 나팔수가 되지 않는지 그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청와대가 책임져야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자유언론실천재단 김종철 이사장은 “박근혜 정부의 신종 보도지침”이라면서 “70년대 유신정권에서는 직접 편집국장 옆자리에 앉아 ‘이 기사 빼라’, ‘줄이라’라고 했지만 이정현 전 홍보수석은 전화로 지시했다는 정도의 차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녹취록을 통해 청와대의 보도통제가 상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청문회를 비롯한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이 수행돼야 한다. 절대 대통령이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낼 수 없도록 올해 법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KBS 김주언 전 이사는 “이번 녹음파일을 공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김시곤 전 보도국장도 보도제작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하는데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됐다”며 “박근혜 정부는 확실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한다. 또한 재발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내일(6일)부터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녹취록 파문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1인시위에 나선다. 또한 언론장악 청문회 개최를 위한 국민서명운동과 규탄 결의대회, 언론장악 백서 제작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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