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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언론, 국회 넋 놓고 바라볼 수 없다”[스케치] 공영언론 바로세우기콘서트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6.25 12:45
6월 24일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의 모습. 사회를 본 박혜진 아나운서와 노종면 앵커(사진=언론노조)

노종면, “4년 만에 큰 무대에서 동료들과 시민들을 만나니 어떤가?”

박혜진, “처음 이 자리를 시작할 때 희망적이었다. 여소야대 국회로 만들어주면서 많은 분들이 언론을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고 이야기를 했다. 거는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야3당 의원들이 나눈 토크는 사실 실망스럽고 답답했다. 국회만 넋 놓고 바라볼 수 없겠구나 싶었다.”

노종면, “같은 생각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기댈 때는 결국 여러분(동료+시민)밖에 없을 것 같다. 여러분들이 국회도 견인하고 언론인들도 견인을 해야 할 것 같다. 해야 할 게 많은 시절이다. 그래도 전 희망적이었다. ‘여보, 걱정 말아요. 나 복직할 수 있을 것 같아’.”

박혜진, “뭔가 지켜내려면 힘이 필요하다. 그 마음을 확인한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공정방송 국민분들에 돌려들려고 노력하겠다.”

<공정언론 바로세우기콘서트>의 취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클로징멘트였다. 해직언론인들을 비롯한 언론노동자들과 시민들은 ‘공정방송’의 염원을 위해 모였다. 하지만 법 등 20대 국회에서 법 제도 개선 등을 책임져야 할 의원들은 “한계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 등 여권도 바뀌지 않겠냐”는 등의 말을 쏟아내 확연한 온도차를 보여줬다.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주최한 <공정언론 바로세우기콘서트>가 "공정언론 다시 시작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광화문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의 주인은 바로 민주시민들"이라면서 "권력의 손아귀에서 언론의 본래 주인에 돌려주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싸울 테니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렇지만 콘서트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들이 주를 이뤘다. 

6월 24일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의 모습.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사진=언론노조)

공영방송 염원, 어떻게 할 것인가?…야당의원들은 실망스러운 말들만

이날 콘서트에는 딴지일보 김어준 대표와 주진우 기자가 진행하는 토크쇼 코너가 진행됐다. 패널로는 MBC출신이자 지난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의원과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함께했다. 

최명길 의원은 ‘MBC 노동자들이 170일 파업할 때 유럽지사장을 지냈는데 당시 무얼 했느냐’는 김어준 씨의 물음에 “서울과 직접 연락되는 전화가 있었다”며 “점심 먹고 들어와 보면 서울은 밤 10시가 넘어갔는데 후배들이 술 좀 취해서 전화를 해 ‘또 누가 해직됐다’, ‘오늘은 누가 징계를 받았다’고 하면서 우는데 같이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울었지만 직은 유지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해외 지사장이 파업에 동참할 권한이 없었다”면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거쳐 국회에 진입했다. 사장 선임 과정을 바꾸는 등 사명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명길 의원은 “보수정권은 ‘잃어버린 10년’이라며 보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해 치밀한 프로그램을 작동시켰던 것”이라며 “국민들이 20대 국회를 좋은 지형으로 만들어줬다. 그런 점에서 미방위원장직을 얻지 못한 것은 아쉽다. 현장의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6월 24일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의 모습. 김어준 딴지일보 대표와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 정의당 노회찬 의원, 시사인 주진우 기자(사진=언론노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의 방법’을 묻는 질문에 최명길 의원은 “새누리당에 ‘야당 할 준비를 해라’, ‘방송을 올바른 위치에 두는 게 결코 당신들에게 나쁜 게 아니다’라고 꼬시면서 협상을 해봐야 한다”며 “결국 수 싸움인데, 멱살 잡을 수도 없고, 국회의장이 우리 편이니까 직권상정 믿고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종편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한 가지 희망을 찾아본다”며 “종편 중에서도 정치지형을 잘 읽고 눈치 빠른 언론사가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한 쪽 편을 드는 게 스스로에게 득이 도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제도적으로 노사동수 편성위원회를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최명길 의원은 해직언론인 문제 해결은 박근혜 대통령의 ‘선의’ 그리고 종편사들의 ‘자정노력’ 등을 강조해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종편’과 관련해 “한방에 바로 없애버리자고 하면 당장 종편사에서 일하는 PD와 기자 모두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내년 대선에서 절대로 지면 안 된다’라고 생각을 고쳐먹을 수 있다. 선명한 언어와 스크럼을 짜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리하게 정권을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다시 국민들에게 정권을 바꿔달라는 말과 다름없었다. 

이에 대해 김어준 대표는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등에 대해 저쪽에서 협조해주겠느냐. 정권의 태도가 이젠 바뀔거야라는 건데 안 바뀌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주진우 기자는 “야당은 KBS와 MBC, SBS 등에서 자신들을 아무렇게 욕을 하고 비방해도 ‘방송은 원래 그렇지’라고 그냥 지나간다”며 “달려가서 데모라도 하면 이보다는 더 나아질 텐데, 그런 노력하는 사람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노회찬 원내대표는 “그럴 사람이 한 명 있다”며 “추혜선 의원을 미방위로만 보내달라”고 말했다. ‘언론운동’ 20년 경력의 추혜선 의원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배정되지 못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최명길 의원은 “사보임을 해야 하는데, 사람 찾는 일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초반”이라며 “아직 패배의식에 젖을 필요는 없다. 스스로 스텝이 꼬여 안타까운 상황인데 각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정리돼 전열을 정비하고 힘 있게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종편’ 문제와 관련해 “종합편성이라고 하지만 설립취지에 맞게 방송하는 것은 하나 정도밖에 없다”며 “나머지는 종일편파방송”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을 모니터한 것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광고 든 종편에 주는 특혜를 가지고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국회가 피비린내 나게 싸워야 한다”며 “그렇게 정권을 교체해 30년 동안은 내주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정권이 바뀌어도 세상이 바뀌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관객석에서는 그제야 박수가 쏟아졌다. 

“김재철 사장님, 진술서 받으러 가겠습니다”

6월 24일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의 모습. 해직 언론인들이 무대에 올랐다. 박혜진 아나운서와 최승호 PD와 정영하 전 본부장, 조승호 기자, 노종면 앵커(사진=언론노조)

이날 행사에는 해직언론인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조합 집행부가 아니었음에도 해직된 YTN 조승호 기자는 ‘복직’ 가능성에 대해 “희망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조합원들은 펄쩍 뛰겠지만 못 돌아가더라도 당시 파업에 대한 정당성만 인정받을 수 있다면 별로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사회를 본 노종면 YTN 해직앵커는 “2008년부터 싸움을 시작했는데 (낙하산 사장에 의한)새로 임명한 간부들의 데스크권한을 인정할 수 없었다”며 “그래서 저희들끼리 취재 아이템을 골라 뉴스를 만들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이가 조승호 기자여서 평조합원이었지만 해고당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달리 말하면 YTN 싸움은 사장 선임권 이런 게 아니라, 결국엔 보도였다는 걸 온 몸으로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MBC 최승호 해직PD는 “MBC에서 쫓겨난 후 제일 처음에 한 일이 이명박 대통령 퇴임식 기습 인터뷰였다”며 “악수를 하면서 ‘4대강 6m의 수심을 직접 지시하셨냐’라고 물었다. 제도권 내 방송사에 있었다면 그 같은 질문을 던지지는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잘리고 나서 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쫓겨나니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된 것”이라고 

MBC 노조 파업을 이끌다 해직된 MBC 정영하 전 본부장은 김재철 사장의 ‘해직자들에게 죽을 때까지 미안하다’는 인터뷰 기사를 언급하며 “기사 내용도 안 봤는데 빵 터졌다. 너무 웃다가 눈물을 흘렸다”며 “어떻게 받아들어야할지 고민하다가 생각했다. 현재 파업 때문에 대법원에 계류중인 사건이 2개나 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진술서 받으러 가겠습니다, 사장님!”. 

6월 24일 공정언론 바로세우기 콘서트의 모습. 브로콜리너마저(사진=언론노조)

한편, 이날 행사에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공정언론을 함께 응원했다. 2012년 언론사 공동파업 당시에도 무대에 올랐던 브로콜리너마저 덕원은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여전히 (파업 당시 상황이)지속되고 있구나 싶었다”며 “많은 분들이 언론 정상화를 바라시고 있을 텐데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고자 나왔다. 그럼에도 앞으로는 이런 자리가 아닌 자리에서 더 만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힘내자”라고 응원의 목소리를 남겼다. 옥상달빛은 “이 자리에 맞는 곡을 선곡했다”며 ‘달리기’와 ‘수고했어, 오늘도’를 열창했다. 이 밖에도 크라잉넛과 전인권밴드가 함께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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