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YTN 사장이 지난해 7월17일 주총에서 선임된 이후 3억4천만원이 넘는 돈을 부당·과다 지출했다고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노종면)가 13일 밝혔다.

YTN지부는 “이 돈은 낙하산 사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구본홍씨 한 명으로 인해 지출된 불필요한 비용”이라며 “회사의 공식 자료에 근거에 소극적으로 합산한 것으로, 구본홍 사장 급여, 소송 비용, 개인 비서·변호사 고용 비용 등은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 구본홍 YTN사장 ⓒ송선영
YTN지부가 밝힌 주요 지출항목을 보면, 7월17일 주총장 대여비용과 주총장 봉쇄를 위한 용역 200명 가량의 용역비(추정) 등 구 사장 선임에 8636만원이 들었다. YTN지부는 “40초가 걸린 날치기 주총을 한 번 치르기 위해 1억원 가까운 돈을 쓴 셈”이라고 지적했다.

구 사장 출근저지투쟁을 막기 위해 지난 11월부터 2월까지 용역을 동원하면서 지출한 비용은 9600만원이었다.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사장용 법인 카드로 쓴 임원 및 실국장 회의식대는 3319만원으로, 대부분 호텔 식당 등에서 사용하고 복리후생비로 처리했다.

같은 기간 출근저지투쟁을 피해 구 사장의 외부 비밀집무실 등을 빌리는 데 들어간 비용도 3천만원이 조금 넘었다. 구 사장은 지난 7월초 비밀집무실에서 청와대 비서관 등과 접촉한 사실이 지난 국감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또, 11월 조직개편에 따라 임원실을 리모델링하고 사무실 구조를 변경하는 데 6370만원이 들어갔다.

지난해 7~12월 임원 소모품 비용으로 1322만원을 썼으며, 이 가운데는 구 사장 와이셔츠 구입 비용도 포함돼 있다.

▲ 지난해 8월 구본홍 YTN 사장이 비밀리에 집무실로 사용했던 ㅂ 호텔, 월 임대료는 420만원이었다. ⓒ윤희상
YTN은 각종 보안비용으로 3600만원을 썼는데 여기에는 △몰래카메라 구입 비용 △도청 및 몰래카메라 탐지 비용 △CCTV 관련 비용 등이 들어 있다. 노조는 “몰래카메라는 사용처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으나, 도청 및 몰래카메라 탐지 비용은 노조가 구 사장을 도청하거나 몰카로 감시하는 것으로 의심해서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YTN지부는 ‘용역 깡패도 모자라 몰카까지…언론사가 맞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어깨들의 힘을 동원하는 대가로 1억6천여만원을 지출하고도 안심이 안되었던지 몰래카메라까지 구입했다”며 “입만 열면 법을 외치더니 뒤로는 몰래카메라로 불법과 인권침해를 자행하면서 노조를 불법 도청이나 하고 자기들처럼 몰카나 설치하는 극악한 집단으로 여기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또 “회사는 비상경영, 경제위기를 내세워 임금 삭감을 주장하더니 집행임원들이 주총을 통해 등기 이사로 등극하겠다고 한다”며 “비상경영의 본질은 노조를 탄압하고 조합원 임금을 줄여 자기들 잇속을 챙기겠다는 데 있음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YTN지부 성명 전문이다.

용역 깡패도 모자라 몰카까지...언론사가 맞는가?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건장한 용역 어깨들이 회사 곳곳을 지킨다. 사장이라고 주장하는 이는 이들이 없으면 결코 이동하지 못한다. 어깨들의 힘을 동원하는 대가로 회사는 1억 6천여 만 원을 지출했다.

용역만으로는 안심이 안되었는지 회사는 몰래카메라를 구입했다. 입만 열면 법을 외치더니 뒤로는 몰래카메라로 노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불법과 인권 침해를 자행했다는 증거이다.

회사는 도청을 당하고 있는지, 누군가 몰카를 설치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문 업체에 돈을 주고 도청과 몰카 설치 탐지까지 했다. 노조를 불법 도청이나 하고 자기들처럼 몰카나 설치하는 극악한 집단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몰카까지 동원하겠다는 수준을 보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그 수준이 경박하기 짝이 없다.

이게 정상적인 경영진이 할 짓인가? 이런 경영진이 있는 회사가 언론사가 맞는가? 경악할 일은 무궁무진하다. 사장님 대우해준답시고 회삿돈으로 와이셔츠까지 사다 바쳤다. 사장님이 졸업하신 대학도 예우해 마지않아 특정대 신문과 교우회보에 수백만원씩 광고비를 갖다바쳤다.

사장님 얼굴 방송에 내자고 성금을 쾌척했다. 비상 경영을 외치면서 간부 자리를 20%나 늘리고 늘어난 자리 인테리어 해주는데도 수천만원을 아낌없이 투자했다. 지난해 7월 날치기 주총에만 9천 만 원 가까이 쓰였다.

회계 부정 의혹도 제기된다. 노조가 반대하는 낙하산 사장을 위해 외부에 호화 비밀 집무실을 차리느라 수천만원을 쓰고도 그 비용 중 일부를 방송용 비용으로 처리했다.

비용 과다 지출의 지적을 회피하기 위해 비용을 숨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과 고위 간부들은 호텔 유명 식당을 돌아다니며 기름진 음식과 술로 수천만원을 써대고도 이를 복리후생비로 처리했다.

구본홍 씨가 낙하산 사장으로 온 뒤 빚어진 YTN 경영의 현주소이다. 방송을 사적으로 농단한데 이어 경영마저 구본홍 씨와 하수인들의 배를 불리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구 씨의 고교 후배를 전무로 데려오더니 이번엔 고교 선배를 이사로 데려오겠다며 주총을 열겠다고 한다. 동문 이사회의 출범이 머지않았다. 비상 경영, 경제 위기를 내세워 임금 삭감을 주장하더니 행임원들이 주총을 통해 등기 이사로 등극하시겠다고 한다.

구 씨와 그의 하수인들이 외치는 비상 경영의 본질은 노조를 탄압하고 조합원 임금을 줄여 자기들 잇속을 챙기겠다는 데 있음이 명백해졌다. 경영진은 몰래카메라 구입을 누가 지시했고, 누가 구매했으며, 어떻게 사용했는지, 어디에 설치했는지를 밝히라.

회계 부정과 부당 지출 전반에 대한 외부 감사도 즉각 실시되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경영 농단의 책임을 지고 구본홍 씨와 그의 하수인들이 물러나야 한다.

노조는 끝까지 싸워 방송과 경영을, 우리의 소중한 일터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

2009년 3월 13일, 구본홍 저지투쟁 239일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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