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동반 ‘호화출장’ 등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이 논란이 돼 사퇴한 방석호 아리랑TV 사장 후임으로 보수성향 학자인 문재완 교수가 임명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TV조선·채널A 등 종편 탄생의 발판이 된 국회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이다.

문재완 아리랑TV 신임 사장(사진=문체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는 21일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국제방송, 이하 아리랑TV) 사장에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문재완 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문재완 아리랑TV 신임 사장은 매일경제신문 기자(1991년 9월~2002년 7월)를 시작으로 대통령실 방송통신정책자문위원(2008년 11월~2009년 8월), 국회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위원(2009년 3월~2009년 6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2009년 8월~2012년 8월),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2012년 11월~2013년 11월)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언론법학회 회장(2015년 1월~현재)을 맡고 있다. 임기는 2019년 20일까지 3년이다.

문재완 교수는 기본적으로 보수성향으로 분류된다. 2013년 국회에서 진행된 <방송의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에 관한 공청회>에서 문재완 교수는 새누리당 추천 공술인으로 출석해 <방송법> 제4조(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 제2항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해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는 규정에 대해 “방송의 자유 주체는 방송사업자”라고 발언한 바 있다. 여당 추천으로 방문진 이사를 지내면서는 △엄기영 사장 사퇴 압력, △김재철 사장 선임 및 재신임, △MBC <PD수첩> 등 프로그램 개입, △170일 파업 당시 모르쇠 일관 등의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아리랑TV 후임 사장에 문재완 교수가 임명된 것과 관련해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는 4대 방석호 회장에 이어 12대 문재완 회장까지 2명의 전임 회장을 아리랑TV 사장으로 연이어 배출하게 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아리랑TV라는 국제방송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 등을 갖췄다기보다는 정권 친분에 의한 인사라는 얘기다.

언론노조는 “우리는 그동안 온갖 불법 비리와 전횡 논란으로 불명예 사임한 방석호 전 사장과 관련된 인물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하지만 문체부는 결국 문재완 교수를 사장으로 선택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적임자를 선임했다지만, 추천과 선임에 있어 어떠한 기준과 원칙이 적용됐는지 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방석호 전 사장 또한 분명한 기준과 투명한 과정 없이 선임됐고 그로 인해 도덕성 등이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언론노조는 문재완 교수 개인에 대해서도 “MB정권의 언론장악이 본격화된 이후, 대통령실 방송통신정책자문위원, 국회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종편 출범 등 미디어법 개악을 적극 옹호해왔던 인물”이라며 “MBC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 이사를 맡았을 때는 뉴라이트 출신 정부여당 추천 이사들과 보조를 함께했다. 방석호 전 사장과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문재완 신임 사장이 방송의 공영성,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언론계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면서 “문체부는 이번 아리랑 사장 선임 기준과 원칙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재완 신임 사장에 대해서도 “아리랑TV 사장이라는 본인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사적인 이해관계만을 추구하며 조직을 망가뜨렸던 방석호 체제의 연장일랑 꿈도 꾸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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