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방영한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이하 <슈가맨>)에서, 유희열 팀의 슈가맨으로 등장한 잼(Zam)과 유재석팀의 슈가맨인 이예린 모두 90년대 활동했고 활동 당시 큰 인기를 얻었던 가수였다.

특히 잼은 당시 리더를 맡았던 조진수가 불참했지만, 등장 전 유희열의 소개처럼 데뷔 해인 1993년 윤현숙을 필두로 혜성 같은 돌풍을 일으켰던 팀이기에 그 반가움이 더 컸다. 또한 90년대 후반 당시 그룹 아이돌(Idol)로 활동했던 최혁준이 방청석에 깜짝 등장해, 놀라움과 반가움을 동시에 안겨주기도 했다.

90년대 활동했기 때문에, 이들의 등장을 반가워하는 30~40대 청중판정단과 달리 10~20대들에게 이 두 팀은 한없이 낯설다. 그래도 20대들은 이예린의 '늘 지금처럼' 노래를 알고 있었는데, 이예린이 부른 원곡을 알고 있었다기보다 2000년대 그 곡을 리메이크한 핑클의 힘이 더 컸다.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하지만 그동안 슈가맨으로 출연한 가수들을 몰랐다고 한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데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아는 슈가맨이 나오면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슈가맨>을 통해 몰랐던 가수를 알아가는 과정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가장 핫한 뮤지션들을 통해, 2016년 버전으로 다듬어진 역주행송을 감상할 수 있으니 그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 14일 '슈가맨'으로 등장한 잼과 이예린은 모두 '슈가맨'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활동 당시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가수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활동 기간은 짧았다. 그런데 이는 비단, 이 두 팀에 국한된 사연은 아니었다. 이들이 지금처럼 체계적인 매니저먼트 시스템 하에서 활동했었다면 오랜 시간 활동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명곡이 쏟아졌음에도 가수들의 재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매니저먼트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고, 소속사와의 갈등 혹은 개인적인 이유로 그렇게 수많은 가수들이 대중의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작년 여름 파일럿으로 첫 선을 보일 당시 적지 않은 혹평을 받았던 <슈가맨>이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한때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나 어느 순간 사라진 가수들을 재조명하는 컨셉에 있었다. 그리고 유재석, 유희열의 맛깔스러운 진행과 더불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뮤지션들이 '쇼맨'으로 참여해 예능적인 재미도 함께 추구한다. 덕분에 <슈가맨>으로 출연한 슈가맨들은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으며, 프로그램 <슈가맨> 또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그런데 <슈가맨>은 프로그램의 인기에도 불구, 7월 초 종영을 확정지은 상태이다. <슈가맨>을 즐겨본 시청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의 종영 소식은 아쉽기만 하다. 90년대 최고 인기 가수들 재조명에 성공한 MBC <무한도전-토토가>, <슈가맨>처럼 왕년에 잘나가던 가수들을 재조명하고자 했던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슈가맨>처럼 프로그램, 출연 가수 모두 윈윈하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추억팔이' 없이도, 슈가맨들이 오랜만에 대중 앞에서 선사하는 노래와 무대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슈가맨>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종영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다음 주 22일 마지막 녹화로 7월 중 종영하는 <슈가맨>. 과연 남은 회에 등장하게 될 '슈가맨'은 누가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매주 출연하는 '슈가맨'들의 무대를 기대하게 했던 <슈가맨>이 어느덧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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