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본회의 마지막 날인 2일 극적 타결로 가던 여야의 협상 흐름이 한나라당의 협상안 거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이 김형오 의장 주재의 여야 합의문를 거부함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 최종 결정키로 한 여야 3당 교섭단체 협상이 연기됐다. 김형오 의장은 “한나라당이 의원총회에서 여야 협상안을 거부해 오전 10시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회의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최종 협상이 연기된 이유는 김 의장이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중진의원을 모처에서 접촉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어, 회동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나라당은 당초 처리 시점과 방법을 못 박을 것을 주장해왔으나 김 의장의 중재안은 물론 합의 내용이 이와 달라지자 김 의장을 집중 성토하기도 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연석회의 협상과정에서 “김형오 의장은 파면 대상”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협상안 거부에 대해 “한나라당이 여야의 싸움과 이를 통해 의장의 직권상정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수정 역제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민생법안을 볼모로 삼아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유도하고 있다”며 “의장의 직권상정은 있을 수 없고, 법사위를 통과한 104건의 민생, 경제법안을 예정대로 오늘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자”고 김 의장에게 촉구했다.
이날 새벽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점거 농성을 푼 한나라당 의원들은 다시 점거농성에 나섰다. 국회 사무처의 제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편파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조정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사무처가 한나라당 농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지를 가하지 않고 민주당 보좌진의 출입은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며 “편파적인 국회 사무처의 행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