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일 김형오 국회의장의 언론관련법 직권상정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박성제), CBS지부(지부장 양승관)에 이어 YTN지부(지부장 노종면)도 한나라당의 언론관련법 저지를 위해 2일 오전 9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다.

▲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미디어스
YTN노조는 제작거부 투쟁에도 불구하고 언론관련법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즉각 파업을 선언하고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YTN노조는 1일 노조원들에게 제작거부 등을 포함한 투쟁 지침을 전달한 상태로, 2일 오전 10시 본사 로비에서 출정식을 연다.

YTN노조는 당초 언론관련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상정 가시화’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상정이 곧 통과라는 현실을 감안해 선제적인 제작거부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YTN노조는 기존의 노조 조직을 ‘언론악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으며, 투쟁의 일원화를 위해 ‘구본홍 저지 투쟁’을 잠정 중단했다.

YTN노조는 투쟁 지침을 통해 △전 노조원은 노조가 제시하는 투쟁 프로그램과 언론노조 집회에 총력 결합 △기본 근무자와 방송 필수 인력, 언론관련법 보도에 필요한 ‘보도투쟁’ 노조원들은 제작거부에서 제외 △보도국이 언론관련법 취재를 위해 ‘특별취재팀’을 구성할 경우 이에 포함되는 노조원도 제작거부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YTN노조는 이날 ‘언론악법 저지에 노와 사가 따로 없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언론악법에는 정권에 우호적인 족벌 신문과 재벌에 ‘방송 보도 권력’을 선물함으로써 언론을 장악하려는 불순하고도 음험한 의도가 깔려 있다”며 노사가 함께 언론관련법을 저지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YTN노조는 “언론악법이 통과될 경우 신문 권력과 자본 권력이 결탁한 새로운 매체는 정권을 등에 업고 방송 보도 시장을 장악해 나갈 것”이라며 “공익과 공정, 중립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오로지 국민의 공기로서 존재해야 한다고 믿어온 YTN 역시 재벌과 족벌 신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YTN노조는 또 “이제는 언론악법을 막는 일에 노와 사가 함께 나서야 한다. 간부와 사원, 선배와 후배,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생존과 명분이 한 궤에 있는 언론악법 저지 투쟁에서 무엇을 망설이냐”며 “무대응으로 일관해온 회사, 무관심으로 일관해온 간부들이 이제라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노조와 하나의 대오를 형성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YTN 노사가 진정으로 하나가 되어 언론악법을 막아낸다면 YTN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YTN은 이날 단신 ‘YTN노조, 내일 언론노조 파업 동참’을 통해 자사의 제작거부 투쟁 돌입을 보도했다.

YTN은 “MBC와 CBS 노조가 미디어 관련법안의 상정에 반대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YTN 노조도 내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며 “YTN 노조는 내일 오전 9시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간다는 투쟁 지침을 내리고 본사에서 파업 출정식을 연 뒤 언론노조 결의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YTN노조의 성명 전문이다.

언론악법 저지에 노와 사가 따로 없다 !

YTN 노조는 3월 2일 오전 9시를 기해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한다.

정권이 미디어법안이라 부르는 언론악법에는 정권에 우호적인 족벌 신문과 재벌에 '방송 보도 권력'을 선물함으로써 언론을 장악하려는 불순하고도 음험한 의도가 깔려 있다.

언론악법이 통과될 경우 신문 권력과 자본 권력이 결탁한 새로운 매체는 정권을 등에 업고 방송 보도 시장을 장악해 나갈 것이다. 정권의 논리, 힘의 논리, 산업의 논리로 언론의 소명을 농락할 것이 자명하다. 공익과 공정, 중립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오로지 국민의 공기로서 존재해야 한다고 믿어온 YTN 역시 재벌과 족벌 신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번 투쟁은 노와 사의 싸움이 아니다. 정권의 재승인 협박이 부당함을 알면서도 재승인이 생존의 문제였기에 노조는 재승인 쟁취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제는 언론악법을 막는 일에 노와 사가 함께 나서야 한다. 간부와 사원, 선배와 후배,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생존과 명분이 한 궤에 있는 언론악법 저지 투쟁에서 무엇을 망설일 것인가? 언론의 소명과 YTN의 이익보다는 정권의 낙하산이라는 지위에 충실해온 구본홍 씨 역시 스스로 YTN의 사장이고자 한다면 언론악법 저지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제작 거부 투쟁의 깃발이 솟았다. YTN의 노와 사가 깃대를 함께 움켜쥐자.노조는 YTN을 지키기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떨쳐 일어났을 뿐 결코 회사와 간부를 적으로 규정하고 실력행사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파업의 대오를 형성하고 있는 타 방송사 역시 노와 사가 이심전심으로 나름의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노조는 무대응으로 일관해온 회사, 무관심으로 일관해온 간부들이 이제라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노조와 하나의 대오를 형성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시간이 없다. 절박하다. 그러나 YTN 노사가 진정으로 하나가 되어 언론악법을 막아낸다면
YTN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이할 것이다.

2009년 3월 1일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