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9연승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남긴 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은 예상대로 국카스텐의 하현우였다.

그야말로 온 국민이 다 아는 음악대장이었다.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오랫동안 가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가수들은 방송에서만 공공연한 비밀이었을 뿐, 그 혹은 그녀의 정체는 만천하에 알려져 있었다. 음악대장 역시 가왕이 된 순간부터 이미 정체가 알려졌고 그래서 151일 만에 방송에서 밝혀진, 음악대장이 하현우라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음악대장이 누구인지 다 알아도 시청자들은 계속 <복면가왕>에서 그의 노래를 듣길 원했고, 그래서 그는 음악대장으로서 20주 연속 <복면가왕>에 출근도장을 찍어왔었다.

MBC <일밤-복면가왕>

음악대장이 가왕의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사람들은, 그의 10연승 달성 실패보다 더 이상 <복면가왕>에서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음악대장은 음악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복면가왕>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가수였다.

<복면가왕>에서 오랜 시간 가왕에 머물렀던 김연우, 거미, 차지연 모두 훌륭한 보컬리스트였고 <복면가왕>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지만, 저음, 고음 모두 능수능란하게 소화해내는 하현우의 목소리는 언제나 탄성과 감탄을 자아낸다.

그런데 음악대장의 노래가 감탄만 자아낸 것은 아니었다. 그가 <복면가왕>에서 불렀던 '민물장어의 꿈', '걱정말아요, 그대', '일상으로의 초대'는 가슴을 울리는 감동도 있었다.

특히 고 신해철의 팬으로서 흡사 신해철의 목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일상으로의 초대'는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음악대장은 유독 고 신해철의 노래를 많이 선곡 했고, 또 신해철의 노래를 부를 때면 기교와 고음을 자랑하기보다 되도록 원곡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

MBC <일밤-복면가왕>

고음 처리와 폭발적인 샤우팅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하현우였지만, <복면가왕>에서 그는 고음으로 승부하는 음악보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최대한 많이 들려주고자 노력했다. 그 덕분에 음악대장은 장기간의 집권에도 오랫동안 <복면가왕>에서 보고 싶은 가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의 퇴장이 못내 아쉽게 다가온다.

지난 5일 '아주 오래된 연인들'을 끝으로, 음악대장 하현우는 <복면가왕>과 안녕을 고했다. 방송 출연보다 페스티벌, 축제 무대에 서길 더 좋아하는 국카스텐의 하현우인 만큼, 당분간 TV에서 그의 노래를 듣기는 어려울 것 같다.

MBC <복면가왕>,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2>, 최근 <복면가왕>과 같은 시간대에 붙는 SBS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 등을 제외하면, 아이돌이 아닌 실력파 보컬리스트가 지상파 TV에서 노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복면가왕>을 통해 오랜 시간 하현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고맙고도 행복했다. 여전히 음악대장을 <복면가왕>에서 볼 수 없게 됐단 사실이 아쉽지만, 이제 음악대장이 아닌 국카스텐 하현우로 꾸준히 팬들과 만나게 될 그의 건승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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