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기다렸다. 소간지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그리고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카인과 아벨>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물론 영화 <영화는 영화다>에 출연하기는 했었다.)

그런데 처음 등장부터가 심상치 않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에덴의 동쪽>과 너무들 비교하신다. 송승헌이 군복무 마치고 복귀 드라마로 선택한 <에덴의 동쪽>, 소지섭은 <카인과 아벨>을 선택했다. 비교는 그것만이 아니다. 둘 다 스케일이 큰 대형 드라마라는 점, 친형제가 아닌 것이 밝혀지면서 나타나는 형제와의 갈등 스토리 구조, 드라마 제목이 성경에 나오는 다섯 글자라는 점도 마찬가지다.

막장 드라마가 된 <에덴의 동쪽>에 <카인과 아벨>이 비교되는 게 걱정이다. ‘<카인과 아벨>도 막장드라마가 되는 것을 아닐까’ 하는. 그렇다면 <카인과 아벨>이 막장드라마가 될 가능성은 있다? 없다? <에덴의 동쪽>을 통해 <카인과 아벨>을 생각해봤다.

▲ '카인과 아벨'ⓒSBS
◇핏줄논쟁 <카인과 아벨>에 있다! : <에덴의 동쪽>이 막장 드라마 대열에 조용히 그것도 ‘의외’로 안착한 데에는 ‘핏줄논쟁’이 있었다. 서로 원수집안인 신태환과 이기철. 그 아들들이 바뀐 채로 30년을 살아갔고 그것이 알려지자 바로 갈등구조, 그리고 이동철 송승헌과 이동욱 연정훈은 원수가 되어가는 중이다. 얼마전 살인자 유전자 따로 없다는 뉴스도 나오고 했건만 <에덴의 동쪽>엔 무엇이든 확실이 유전되고 바뀔 수도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카인과 아벨>의 기본 구조에는 ‘핏줄’이 있다. 이초인(소지섭)과 이선우(신현준)는 서로 사이좋은 형제였다. 그런데 친형제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갈등이 예고됐다. 중간에 끼어 있는 병원과 김서연(채정안)은 그동안 형제였던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게 만들었나? 이선우는 이초인을 죽음의 길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살아 돌아온 이초인의 복수가 시작된다. 이초인이 밖에서 낳아온 남편의 아들이라 오해한 나혜주(김해숙)은 이초인을 처음부터 탐탁지 않아 했고, 병원을 자신의 친아들인 이선우에게 넘겨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이초인을 위험에 빠뜨린다. 이것이 <카인과 아벨>의 기본구조다.

결국 <카인과 아벨>의 스토리 근저에는 가족이데올로기와 핏줄이 있었다.

◇ 한류스타 <카인과 아벨>에 있다! : <에덴의 동쪽>의 모든 논쟁 속에는 단연코 ‘송승헌’이었다. 막장드라마라는 말이 붙기 시작할 때 돌연 혜린 역의 이다해가 하차한다는 소식은 막장을 가속화시켰다.

▲ 송승헌ⓒMBC
물론 혜린이 도중하차한 이유에 대해 이다해는 “제가 저의 혜린이를 이해할 수 없는데 어떻게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할 수 있을까”라고 밝혔다. 캐릭터와 드라마 극의 흐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송승헌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썰을 풀면, 송승헌이란 배우와 이다해라는 배우가 사랑하는 역이었으나 송승헌이 작가에게 대본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는 말이다. 그동안 송승헌이란 배우가 한류스타가 된 데에는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캐릭터가 있었다. 이를 위해 끝까지 한 여자인 국영란(이연희)만을 바라봐야 했기에 중간에 혜린을 사랑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고,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비중이 커질 줄 알았던 혜린 역의 비중이 줄어들고 스토리가 꼬이면서 이다해가 하차했다는 것이다.

물론 믿지는 마라. 어디까지나 떠도는 말들이니. 물론 송승헌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히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의혹이 남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그 뒤숭숭한 상황에 송승헌이란 배우가 대본연습에 나타나지 않았고, 송승헌이 대본에 대해 수정 요구가 있었다는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러한 이다해 도중하차에 대해 함께 연기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해할 수 있다는 표정이었다. 그들은 이다해가 왜 하차하는지 바로 주변에서 지켜본 이들이다. 이 논쟁이 끝나자마자 드라마 비중이 너무 송승헌에 쏠려 있다며 결국 ‘에덴의 동쪽’은 ‘송승헌 드라마’라는 오명을 써야만 했다. 이 또한 물론 PD가 “이 드라마는 송승헌이 주인공인 드라마로 송승헌의 비중이 큰 것은 당연하다”며 “그렇다고 송승헌이 80% 넘는 비중을 넘기는 것도 아니었다”는 말을 남겼다.

불길하게도 <카인과 아벨>에도 한류스타가 있다. ‘발리에서 생긴 일’, ‘미안하다 사랑한다’라는 작품들을 거치면서 소지섭은 그야말로 한류스타가 됐다. 때문에 그의 복귀작 드라마에 관심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카인과 아벨>엔 확실히 없다! : <에덴의 동쪽>의 스토리 중심은 오랫동안 쌓여온 두 가족 간의 갈등이지만 <카인과 아벨>의 갈등 중심에는 ‘병원’이 있다. ‘응급의학센터’ 건립으로 환자를 위한 병원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뇌의학센터’건립으로 병원 역시 이윤이 먼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들 역시 ‘의사’라는 전문직이다.

▲ 소지섭ⓒSBS
물론 <에덴의 동쪽>에서 이동욱은 검사로 등장하긴 하지만 그가 검사가 된 이유는 신태환을 벌하기 위함이었고, 자신이 신태환의 아들이란 사실을 알자마자 신태환의 비리는 덮는다. 50회까지 등장한 이야기이니 앞으로는 모를 일이긴 하다.

또한 소지섭은 송승헌이 아니다. 그동안 송승헌이 쌓아왔던 이미지와 소지섭이 쌓아왔던 이미지가 다르다는 것, 솔직히 말하면 송승헌만큼 소지섭이 한류스타는 아니라는 점? 이러한 것들이 <카인과 아벨>이 막장으로 가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준다. 물론 1~2회가 방영된 오늘 <카인과 아벨>은 당당히 ‘명품’드라마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은가. 또한 소지섭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긴 하지만 신현준 역시 비중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렇다고 방심하진 말자. <에덴의 동쪽>도 처음부터 막장드라마 되고 싶었나?

그래서 하고자 하는 말? 성경에서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고 도피한 땅이 바로 ‘에덴의 동쪽’이라는데, 소간지의 복귀를 너무나도 기다려왔던 열혈 팬으로서, ‘막장’으로 가지 말자는 이야기다.

‘막장’, ‘막장’하다 버스 안에서 우연히 비옵빠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이란 노래가 생각이 나서 패러디해봤다. 송승헌이 절친 소지섭에게 바치는 노래, 일명 ‘막장을 피하는 방법’.

막장을 피하는 방법(‘에동’이 ‘카아’에게)

by 에덴의 동쪽

핏줄 논쟁 있는 모습 사랑이 전부인 모습
욕 많이 먹는 막장이 싫어 막장이 싫어
누군가 날 알아보며 왜 막장이냐 물어보면
대답을 해줄 수가 없는 게 너무 싫었어

막장을 피하고 싶었어 아무리 피해 봐도
막장은 계속 내 위에 있고
막장 너무 잊고 싶었어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리 애를 써도 넌 내 안에 있어

아직도 막장 그 얘기 나를 욕했던 시청률
그리워하는 게 너무 싫었어 너무 싫었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정치비리 얘길 나누면서
잊어보려 했지만 또 다시 막장 이야기였어

막장을 피하고 싶었어 아무리 피해 봐도
막장은 계속 내 위에 있고
막장 너무 잊고 싶었어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리 애를 써도 넌 내 안에 있어

모두다 막장 없는 줄 알아 하지만 난 미칠 것 같아~
너무 없애고 싶은데 지우고 싶은데 그게 안돼~~

Rap)너무 깊이 박혀 뺄 수 없는 가시같이
너무 깊이 다쳐 나을 수 없는 상처 같이
막장 도무지 지워지질 않지
헤어져도 같이 살아가는 것 같지
욕설로 너를 다 흘려서 지워
버릴 수만 있다면야 끝없이 울어
내 눈물 강을 이뤄 흐를 정도로 많이 울어서라도
막장 잊고 제대로 하고 싶어~제대로 찍고 싶어~
제대로 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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