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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파업 불법 개입 원세훈 등 ‘고소’“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명명백백하게 전모 밝힐 것”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5.20 11:58

검찰이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의 170일 간의 파업에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판단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종북낙인이 찍히는 등 비난을 받았던 언론노조는 이를 근거로 원세훈 전 원장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과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조능희)는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검에 MBC 파업 당시 여론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직원들을 명예훼손·비방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적용조항은 <국가정보원법> 제11조(직권 남용의 금지) 제1항 및 제19조(직권남용죄),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제1항과 제2항,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벌칙) 제2항 등이다. 언론노조는 또한 국정원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국가권력의 언론장악 공모를 밝혀내겠다는 게 언론노조의 입장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과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조능희)는 2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검에 MBC 파업 당시 여론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직원들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미디어스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고소장 접수에 앞서 “(검찰이 조직적 개입이라고 인정한)국정원 댓글을 보면, 2009년부터 2012년 대선 때까지 직원들을 동원해 언론노조를 음해하고 좌파, 종북 세력으로 매도했다”며 “또, 있지도 않은 20억 원 횡령 건까지 유통시키며 허위로 여론조작을 했다. 검찰은 이것이 국정원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도록 한 권력의 고리가 또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지난 주 이 자리에서 KBS 길환영 전 사장과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그리고 오늘 국정원 고소까지. 이는 이명박 정부부터 지속돼 왔던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명명백백하게 전모를 밝혀야 한다는 의지로 고소장을 접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의 근본인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우리나라 검찰이 명확하게 수사를 하고 재판부도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신념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언론노조 조능희 MBC본부장은 “지금 우리 조합이 재판을 하는 소송이 68개다. 해고와 징계무효와 전보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그런데, 부득이하게 이런 소송전에 다시 뛰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조능희 본부장은 “이번 사건은 국정원 직원들이 댓글을 통해 여론조작을 하면서 언론은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그 결과가 어떤가.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계속 떨어지고 있고 이제는 아프리카의 이름도 없는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국가정보원법> 등 위반 재판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놔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능희 MBC본부장은 “온갖 개인비리로 유죄판결을 받은 김재철 전 사장이 종북주의자보다 깨끗하다고 여론조작한 국정원, 이것이 한 조직의 문제만일까. 이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문제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등 다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MBC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 170일간 파업을 이끌다 해직된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또한 “국정원 댓글 사건이 발생했을 때 ‘파업에도 개입하지 않았을까’ 의심했는데, 명확해졌다”며 “고소장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아직 조사중이고 확인중인 내용들도 있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국정원의 MBC 파업 불법 개입 정황은 2013년 6월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공개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범죄일람표>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그에 따르면, 국정원(아이디 kkokkonut)은 포털사이트 다음에 ‘안티MBC카페’를 개설해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언론노조를 ‘좌익언론단체’, ‘김정일이 선동한 폭동세력’이라는 내용의 악의적 댓글을 퍼뜨렸다. 해당 문건에서 ‘(원세훈)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중 “일부언론의 편향된 정부비판 좌파옹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조직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 국정원, MBC노조 파괴 위해 ‘안티MBC’ 개설했나)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20일) 오후 국정원 원세훈 전 원장과 댓글을 작성한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로 인해 본 피해와 관련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국정원이 MBC본부 파업에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개입해왔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JTBC <뉴스룸>(▷링크)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 재판과정에서 ‘개인적 일탈일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검찰은  MBC 파업 당시 국정원의 댓글들을 증거로 반박했기 때문이다. 과연, 검찰과 법원이 언론노조의 고소와 소송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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