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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사문제 풀자니…“정쟁하자고?”결론도 못 내고 또 다시 고성으로 끝난 방문진
권순택 기자 | 승인 2016.05.19 19:32

“(정부여당 추천 이사들이)교묘하게 논의를 방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원만한 노사관계’가 중요하다고 인정하면 방문진이 무엇을 기여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지 그걸 피하면 안 됩니다.”
“말 조심하세요, 말 조심하시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나도 얘기하고 있는 거야, 왜 이래?”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으니까...”
“나잇값을 좀 하세요. 나잇값!”

MBC가 4년 째 무단협 상태에서 노사 간 갈등이 심화되자 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들이 노사대표를 불러 ‘청문회’를 진행하자고 안건을 제출했다. 회의장은 고성으로 얼룩졌다. 정부여당 추천 이사들은 방문진 내의 방향 등을 설정하고 간극을 메우는 게 먼저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결국, 해당 안건은 ‘의결보류’라는 형태로 정리돼 사실상 처리 거부됐다.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미디어스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는 19일 <원만한 노사관계 정착을 위한 노사 대표 청문회의 건>(이완기·유기철·최강욱)에 대해 논의했다. 야당 추천 이완기 이사는 “MBC는 수많은 파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회사였다”며 “그런데, 현재 MBC는 방송의 신뢰성이나 공정성이 최하위를 기록한다. 파업이 끝난 지 5년이 지났는데도 조합원으로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PD들은 비제작부서에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4년 째 무단협 상황에서 노사가 서로 날카롭게 성명전만 하는 등 이런 상황에서는 발전적 노사 관계가 되기 어렵다”며 “갈등이 깊어질수록 피해도 크다. 방문진이 관리감독 기관으로서 원만한 노사관계를 위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추천 유기철 이사는 “노사를 불러서 얘기 듣는 것 자체로도 의의가 있다”며 “MBC노사 관계가 꽉 막힌 지 만 4년이다.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시대정신이 된 이 상황에서 방문진이 나서서 실마리를 찾아주는 척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여당 추천 이사들은 반대부터하고 나섰다. 이인철 이사는 “청문회라고 하는데 뭘 하겠다는 것인지 막연하다”며 “청문회의 목적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 노사 간 대립을 풀자는 얘기인데 모호하다”고 말했다. 권혁철 이사는 “문서라도 좀 주시지”라며 안건의 형식을 탓했다. 

이인철 이사는 “MBC 현안에 대한 시각이 전혀 다르다”며 “야당 추천 이사들은 MBC와 관련해 2012년 파업 이후가 원인이라고 하는데 전혀 그에 대한 공감대가 없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같은 상황에서 자기주장만 펴기 위해서 하는 청문회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먼저 그에 대해 설득을 시켜달라”고 주장했다. 

권혁철 이사는 “방문진에서 그런 능력과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노사분규는 진행중 상태이므로 방문진이 직접 개입하는 건 안 된다”며 “청문회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가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MBC노사 관계 문제에 주로 정치권이 개입해왔다. 그들은 3자개입으로 걸린다”는 발언도 했다. 

유의선 이사 또한 “원만한 노사관계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도 “하지만 이건 분명하다. 제가 1년 가까이 방문진에 오면서 느낀 것은 공허함과 좌절감이다. 노사 간 청문회를 하기 전에 방문진 이사들이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해봤으면 좋겠다. 저희와 한 번도 대화하려 하지 않으면서 이런 걸 하자고 하면 정쟁하자는 것 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김광동 이사는 “방문진 내부에서도 첨예하게 갈등이 진행되고 인식 차가 존재한다”며 “내부의 방향성이 설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노사 대표를 불러 얘기를 들어본들, 결론을 얻거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이라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상당수의 합의로 결론이 나더라도 과연 노사 담당자들이 따라줄 것인지 회의적이다. 그것이 안 되는 차원이라면 청문회로 인해 또 다른 갈등을 증폭시키고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MBC 노사 문제는 내부 워크샵 등을 통해 논의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동조했다.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는 “논의의 진전이 안 된다”며 “‘원만한 노사관계’가 중요하다고 하면 방문진에서 무슨 실질적인 일을 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야 논의가 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상황 파악이 먼저’, ‘청문회 규정이 어디 있느냐’, ‘내부논의가 우선’이라는 등의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럴 거면 워크샵은 뭣하러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고영주 이사장은 최강욱 이사에 “상대방을 혼내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정부여당 추천 이사들은 ‘사전 내부토론’에 이심전심하기 시작했다. 고영주 이사장은 “유의선 이사나 김광동 이사 등이 ‘내부도 의견이 정리가 안됐는데 노사 대표를 불러서 이야기한 들 의미가 있겠느냐’라고 하니 방문진에서 먼저 충분히 토의를 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하자 김원배 이사가 “6월 9일 간담회가 잡혀 있으니, 그때 논의해보자”고 답한 것이다. 권혁철 이사는 “(MBC노사 대표 청문회 등과)연계해 논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는 “시간끌기”라고 주장했으나 여당 추천 이사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원만한 노사관계 정착을 위한 노사 대표 청문회의 건>은 공식 의결안건으로 상정됐음에도 정확한 결론도 없이 이렇게 끝났다. 정부여당 추천 이사들의 다수 의견에 따라 ‘의결보류’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해석들이 뒤따랐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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