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가 나오지 않아 후보 등록 기간이 2차례 연장됐던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이하 YTN지부) 12대 집행부 선거에 박진수(보도국 영상취재1부)-권준기 기자(현 YTN플러스 파견)가 각각 신임 위원장과 사무국장으로 출마했다. 이들은 “경영진 독단, 간부들의 무능력, 일선의 무기력, 좌초하는 경쟁력 모든 것이 악순환의 연결고리다. 이를 끊어야 한다”고 전했다.

제12대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집행부 선거에 출마한 박진수 기자(오른쪽)와 권준기 기자(왼쪽). 박진수 기자는 위원장에, 권준기 기자는 사무국장에 입후보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박진수-권준기 후보는 27일 <YTN에 봄의 온기를 불러오고 싶습니다>는 출사표를 냈다. 이들은 “6명의 해직, 12명 형사고발, 33명 징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2761일 간의 투쟁. 한국 언론사에 유례없는 투쟁 기록들을 꺼내들기 전에 우리 자화상을 돌아보게 된다”며 “겨울 기운을 몰아내고 봄의 온기를 퍼뜨리기 위해 보잘 것 없고 부족한 저희가 조심스럽게 첫 발을 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권력 기관의 보도개입, 보도 책임자들의 권력 눈치 보기와 무능, 경쟁력 있는 킬러 콘텐츠 차단, 신상필벌이 적용되지 않는 무원칙 인사. 비판의 칼날을 세워야 할 보도는 자기검열과 무사안일로 바뀌었고, 조직 내 치열한 논쟁도 현장에 대한 절실함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래”라며 “한때 초롱초롱하고 활기 넘치던 YTN은 어느새 흐리멍텅하고 노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상생의 길인지 어떤 것이 YTN과 우리를 위한 길인지, 아픔을 이겨내고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YTN을 살리고 우리가 살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여러분들은 혹시 생각해보신 적 있는가. 2008년부터 계속된 치열한 투쟁 속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군지… YTN을 이용해 권력에 줄을 대고 사익을 얻은 소수를 제외하면, 목소리를 높인 쪽도 침묵한 쪽도 외면한 쪽도 모두 피해자다. 서로가 피해자이기에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안아야 한다. 다시 안고 가야 할 우리 동료들의 얼굴을 마주보고 힘을 합쳐야 한다. YTN의 화합을 위해 저희가 나서겠다”며 △서로 원망하고 질책하는 대신 악수하고 어깨동무하는 데 앞장서고 △경영진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며 △조합원들의 건전한 비판과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YTN 내부에서 “공정방송이 뭐 밥 먹여줘”, “종편 하는 거 봐봐”, “해봤자 방송 몇 번이나 나간다고”, “현장은 나가서 뭐해” 등의 자조가 나오는 것을 두고 “이런 대화가 현실이다. 슬프지만 동의할 수 없다. 정의로운 뉴스는 우리의 생명이고, 저널리즘의 가치는 우리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진의 독단, 간부들의 무능력, 일선에선 무기력, 좌초하는 경쟁력. 어떤 것 하나가 아닌 이 모든 것이 악순환의 연결고리다.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관심이 필요하다. 여러분의 관심이 회사를 살릴 수 있다. 그렇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데 그치지는 않겠다. 처절한 경쟁 속에 우리에게 필요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도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YTN지부는 지난달 15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제12대 노동조합 집행부 선거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YTN지부 임장혁 전 공추위 간사가 맡았다.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노조 집행부 전임자 입후보 등록을 시작했으나 아무도 입후보하지 않아, 선관위는 14일부터 19일까지 재등록을 진행했다. 이후 대의원회의를 거쳐 다시 한 번 등록 기한을 27일 오후 6시로 연장했고, 박진수-권준기 후보가 단독 출마했다. 투표는 내달 2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며 개표는 9일 오후 6시부터 시작해 당일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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