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이사 사장 구본홍’ 스티커로 만들어진 “구본홍은 사퇴하라” 손팻말. ⓒYTN노조
23일로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의 구본홍 반대 투쟁이 190일을 맞은 가운데, 서울 남대문로 YTN타워 17층 사장실 입구 앞에 조금 색다른 ‘구본홍은 사퇴하라’ 손팻말이 걸렸다.

지난 21일 구본홍 사장이 설 연휴를 맞아 사원들에게 돌린 선물세트에 붙여 있던 ‘대표이사 사장 구본홍’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노조원들이 수거해 “구본홍은 사퇴하라” 손팻말을 만들어 사장실 앞에 걸어놓은 것이다.

앞서 지난해 추석, 노조원들은 구 사장이 사원들에게 돌린 선물세트 안에 ‘대표이사 사장 구본홍’ 이라고 명시된 편지를 ‘삐라’로 규정해 수거한 뒤 다시 돌려준 바 있다. 이에 쉽게 수거할 수 있는 편지 대신, 일부러 노조원들이 떼거나 빼기 힘든 스티커를 붙인 것이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YTN노조는 “선물 세트에 좀처럼 떼어내기 힘든 초강력 스티커를 일일이 붙여 구본홍이 선물을 주는 것처럼 생색을 낸 것”이라며 “설이나 추석 때마다 회사는 통상적으로 선물을 지급했지만, 이번처럼 ‘사장 000’ 하는 문구는 넣어 사장이 주는 것처럼 억지로 강조하며 스티커까지 붙여놓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벌써 190일 동안 구본홍 낙하산 사장 사퇴 운동을 하고 있는 사원들을 염두하고 자신이 사장임을 강조하려고 이례적으로 넣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 YTN노조원들이 설 선물에서 수거한‘대표이사 사장 구본홍’스티커. ⓒYTN노조
YTN노조는 하루 만에 100여장의 ‘구본홍 스티커’가 모였다고 밝혔으며, 설 연휴동안 사장실 입구 앞에 붙여 놓은 뒤, 이후 아침 집회 때마다 사용할 계획이다.

YTN노조에 따르면 사원들은 사내게시판 등을 통해 이번 구사장 선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작년엔 삐라를 넣더니 이번엔 스티커냐?”
“찐득찐득한 스티커를 보니 찜찜하다. 친지들에게 선물하려고 했는데 초강력 스티커라 불가능하다.”
“사장 돈 들인 선물도 아니고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받는건데, 왜 자기가 생색내나? 기분 나쁘다. 아마추어냐?”
“YTN 와서 회사 돈만 축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스티커 붙이나?”
“간부들이나 고생시키지, 왜 총무부 사원들 시키나?”
“아들이 구본홍 붙어 있다고 먹지 말자고 한다.”

설 연휴 이후 구 사장은, ‘구본홍 반대 아침 집회’ 때마다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대표이사 사장 구본홍’ 스티커로 만들어진 “구본홍은 사퇴하라”는 손팻말과 함께 출근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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