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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창은 왜 시국사건의 ‘홍반장’이 됐을까?[인터뷰] PD수첩·미네르바 등 시국사건 담당 송호창 변호사
곽상아 기자 | 승인 2009.01.22 12:04

대한민국은 IMF 국가부도 사태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와 전두환 정권 이후 최악의 표현의 자유 억압 상황을 동시에 맞았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1년 만에 마주한 풍경이다. 경제위기는 그나마 미국발 금융위기라는 외부 환경의 영향 탓이라도 있지만, ‘표현의 자유 억압’은 세계적 흐름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퇴행 그 자체로 볼 수밖에 없다. 권력은 말과 글에 무차별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검찰 수사와 법정싸움으로 수렴되고 있다.

그런데 거대한 권력과 맞서야 하는 이 법정싸움에서 어떤 인물이 빠짐없이 등장하는 현상을 공교롭다고 해야 할까. 검찰의 MBC <PD수첩> 수사, 정연주 전 KBS 사장 재판, 미네르바 사건 등 굵직한 시국사건 변론을 맡고 있는 사람. 송호창 변호사(법무법인 정평)다. 법정 밖에서도 그를 쉽게 볼 수 있다. 미 쇠고기 수입 반대·방송법 개정안 등 한나라당 7대 언론관련법안 반대 등 현안이 있을 때마다 방송 토론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이기도 하다.

   
  ▲ 지난해 6월 27일 MBC <100분토론-'촛불과 인터넷, 집단 지성인가 여론왜곡인가'>에 출연한 송호창 변호사.  
 
정치상황이 급변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그를 ‘홍 반장’(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처럼 도처에서 마주쳐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전망 앞에서 불현듯 드는 질문. 왜 하필 송호창인가?

민변 사무처장이자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그동안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던 사안은 바로 국보법, 표현의 자유, 미디어 관련 이슈.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양심에 대한 탄압’과 관련됐다는 것이다. 양심이 걸린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은 그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벌어지는 권력과의 싸움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현상은, 그만큼 정부 출범이후 ‘양심에 대한 탄압’이 심해졌다는 방증인지도 모른다. 거기에 그의 남다른 열정도 한몫.

“인권 보호를 위해 전문적인 분야에서 자기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변호사가 됐다”는 그를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나 용산 참사, 정연주 전 사장 재판, 미네르바, KBS사태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기사 출고가 늦어진 것은 오로지 용산상가 세입자 강제진압 참사 탓이었다.

그는 용산 철거민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철거에 내몰린 시민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고 사고의 모든 책임을 시민들한테만 돌리는 것”이라며 “(이번 참사는) 힘을 가진 권력자가 어떤 식으로 힘을 행사해선 안 되는지를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석기 신임 경찰청장이 앞으로 경찰청장이 되면 서울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이런 일이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회의 상식이 무너지고 있음을 많이 느끼고 있다. 사회의 전반적인 수준이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법은 힘을 가진 사람의 논리다. 수준이 좀 낮은 권력자들을 만나면 법들이 저급하게 발휘되고, 무리하게 집행하게 되는 경향이 생기는데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검찰이 용산 철거민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힘을 가진 권력자가 어떤 식으로 힘을 행사해선 안 되는지를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예전부터 철거민 진압이 심하긴 했었다. 용역업체, 깡패 다 동원해서 힘으로 밀어붙이고 전경, 경찰은 옆에서 이런 걸 다 지켜주고만 앉아있는 등.

그래도 이런 식으로까지 하진 않았었다. 당연히 사고가 생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대로 밀어붙였다는 것은 그런 명령을 하고 결제를 한 김석기 신임 경찰청장에게 최종책임이 있다. 그 사람의 성향, 진압방식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김 청장이 앞으로 경찰청장이 되면 서울 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이런 일이 생겨날 것이다.

검찰이 철거민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화염병 사용이 실정법 위반인 것은 분명하지만) 철거민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고 사고의 모든 책임을 철거민한테만 돌리는 것 아닌가 싶다. 인명 살상은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인한 것이다.”

- <PD수첩>, 미네르바 등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너무 상식이하의 사건들이 법리적으로 다퉈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각종 시국사건의 변론을 도맡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회의 상식이 무너지고 있음을 많이 느끼고 있다. 사회의 전반적인 수준이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

시국 사건 뒤에는 청와대의 지시가 있을 수 있다. 검찰은 행정부 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지시를 받고 보고를 하고 이렇게 해서 업무를 수행하니까.

하지만 사법부 같은 경우에는 그런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알아서 판단을 하는데 (사법부 마저도) 정부가 바뀌는데 따라서 쫓아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법은 힘을 가진 사람의 논리다. 법은 누가 강자가 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들의 통치수단이 되는, 본질적인 속성이 있다.

수준이 좀 낮은 권력자들을 만나면 그런 법들이 저급하게 발휘되고, 무리하게 법을 집행하게 되는 경향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지금 상황이 딱 그런 식의 상황이지 않느냐."

   
   
- 과거에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 대한변협 인권위원 맡았고 국보법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등 사회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송두율 교수 등 시국사건도 많이 맡아오셨는데 ‘인권변호사’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

“현재 민변의 사무처장이자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주로 교통비, 복사비 등 소송실비 정도만 받고 있다.

원래 변호사라는 것이 인권보호와 수호를 위한 일을 하는 것이므로 ‘인권변호사’라는 말은 동어반복이다. 동어반복임에도 불구하고 ‘인권변호사’라는 말이 통용될 수밖에 없는 것은 인권보호와 관련없는 일을 하는 변호사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 물론 그런 일만 하는 건 아니지만 관심을 가지고 그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겐 그런 별칭(인권변호사)이 붙는 것 같다.

사회에 눈을 뜨고 나서부터는 계속 사회관련 활동을 해왔다. 대학생때 운동을 좀 했다.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런 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전문적인 분야에서 자기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 미네르바 사건은 어떻게 맡게 됐나. 민변 차원에서 구성된 것인가.

“정식으로 수임하고 있는 건 아니다. 현재 민변에서 변론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박찬종 변호사는 개별적으로 변호를 맡고 있는 것이다. 미네르바건은 앞으로 일반 시민이 인터넷상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행위 자체를 할 수 있게 되는지 없는지를 가르는, 아주 중대한 문제다.”

- 검찰과 신동아측의 미네르바 진위공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앞으로의 대응은?

“신동아의 얘기가 맞으면 검찰은 엉뚱한 사람을 가둔 거다. 별다른 혐의가 나오지 않는데다가 신동아 쪽에서 글을 쓴 사람이 따로 있다고 이야기한 이상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될 것이다. 280여편을 쓴 사람의 실제 진위 여부를 확인하면서 신중하게 대응을 하겠다. 본격적으로 변론을 하게 되면 민변에서 변호인단을 만들겠다.”

- 검찰의 미네르바 구속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치권의 노리개가 된 것 같다. 검찰 식대로 지적한다면, 인터넷 상에서 문제되는 글이 한두개가 아니다. 정상적인 법률 전문가라면 그런 글을 가지고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외환시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텐데…. 검찰로서는 법원이 받아주니 더 신이나서 그런 것이기도 하겠지만 납득하기 힘들다. 인과관계도 전혀 없고. 만약 검찰 논리대로 그 글이 외환시장이나 20억달러의 손실을 끼쳤다고 하면 정부가 바보 아닌가.”

-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허위사실유포죄가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한다. 이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위헌 소지가 있다. ‘공익을 해할 목적’이란 것은 악용될 소지가 크고 규정 자체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허위통신을 했다고 하는 것도 과연 처벌을 할 수 있는 내용인가.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규정이 아닌가 싶다. 명예훼손 처럼 피해자가 있는 경우라면 또 다르겠지만, 그게 아닌 상태에서 허위사실 유포죄라? 문명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MBC <PD수첩>, 정연주 KBS 전 사장 재판 사건 등 언론 관련 변호도 맡고 계시는데, 어떻게 맡게 되셨나. 그리고 현재 진행상황은 어떤가.

“민변쪽으로 오는 게 저희들한테 연락이 오는 거다. 정연주 재판은 주요 증인 심문이 거의 마무리를 했으나, 앞으로도 꽤 많이 남아있다. 추이를 더 봐야 한다.

<PD수첩>은 내가 직접 하진 않고 진행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정도인데 지금은 아무것도 안하는 단계다. 괜히 사람들(MBC 김보슬, 이춘근 PD) 집에만 못 가게 만들고….”

- 정연주 재판의 경우 법원에서 검찰 공소장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고 해서 재판을 한번 연기한 적도 있었을 만큼 검찰의 기소가 무리하다는 비판이 있다.

“현재 검찰은 처음부터 고발인쪽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믿고, 정 전 사장쪽 주장은 일방적으로 불신하고 있다. 선입견을 가지고 접근한 것이 역력하다. 국가기관이 다 개입해서 조정한 것에 대해 ‘소송사기’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배임’이라고 하면 관련된 국가기관이 배임에 동참했다는 것인가. 어떻게 이렇게 무리하게 기소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정상적인 법리 판단을 해서 기소를 했다기 보다는 정치적인 판단, 외부로부터의 압력을 받아서 수사를 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너무 말이 안 되는 소리들을 하니까.”

- 최근 정연주 전 사장 후임으로 들어온 이병순 사장이 KBS사원행동에 대한 중징계를 내려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당연히 정해져있는 수순이었다. 타이밍이 언제가 될거냐가 문제였는데 KBS사원행동이 노조하고 일정하게 협력을 하는 그런 움직임이 생기는 시점에 이번 징계가 나왔다. 일단 언론을 자기들 입맛에 따라서 장악을 하려고 하면, 가장 첫 번째가 사람을 장악을 하는 거니까 거기서 가장 모난 사람들을 잘라내고 그 자리를 코드에 맞는 사람들을 집어넣지 않나. 정연주 전 사장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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