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용산 철거민들의 농성장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이유는 그 이유를 ‘테러’라고 봤다는 거다. 한나라당의 장윤석 의원이 어제 오늘 라디오 등에 출연해서 ‘도심테러적 성격’이 있다고 주장한다.

테러라는 뜻이나 알고 주절거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테러에 관한 국어사전적 개념정의다. “폭력을 써서 적이나 상대편을 위협하거나 공포에 빠뜨리게 하는 행위”다.

누가 공포를 느꼈는가?

테러형태의 특성에 관한 3가지 분류다. 첫째, 가장 고전적인 테러전술의 하나인 폭탄공격(bombing), 둘째 항공기 납치가 주대상인 하이재킹(hijacking), 셋째 인질납치(hostage seizures)다.(네이버백과사전-테러)

화염병을 ‘폭탄공격’이라고 우길 건가?

테러에 관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개념정의다. 취임연설 중에 ‘테러’라는 용어를 쓴다. 그의 테러개념을 보면,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는 테러분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맞서 싸워 이길 것’라는 연설에서 개념까지 정리하고 있다. 테러는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는 행위’이며, 테러분자는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는 자’이다.

철거민들이 ‘무고한 시민’을 살해했는가?

▲ 동아일보 1월20일자 화염병 보도
적어도 테러개념, 테러특성, 테러로 인한 피해 어느 영역도 ‘도심테러’니 ‘테러’니 할 수준이 못된다. 그리고 ‘테러’ 앞에 항상 붙는 ‘무자비한’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갈 자리가 없는 사태가 ‘용산 참사’의 진실이다.

그럼 왜 이들은 ‘테러’라고 판단하는가? 이유가 있을 터. 그것은 다름 아닌 특공대 투입 직전에 발행된 조선일보 동아일보의 사진과 제목에서 그들은 ‘테러의 이미지’를 본 것이다. 동아일보의 “서울도심 26개월만에 화염병 재등장”, 조선일보의 “다시 불붙은 화염병”이라는 제목에서, 그리고 사진에서 그들은 ‘테러’라고 해도 되겠다는 판단을 했던 것.

▲ 조선일보 1월20일자 화염병 보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이 기사로, 청와대를 향한 과잉충성분자 김석기 서울경찰청장과 원세훈 행안부 장관은 쾌재를 불렀을 터. 경찰특공대 투입을 결정하고 실제 투입 때까지는. 김 청장은 경찰청장으로 승진, 원 장관은 국정원장으로 영전이 확정된 마당에 ‘충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왔기 때문. 그리고 ‘순풍에 돛 단다’고 하나. ‘화염병 등장’이라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붙어있으니 철거민에 대한 설득 이전에 ‘테러진압’이라는 공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철거민과 특공대의 안전을 고려할 만한 여지가 없었던 것.

그들의 머리 속은 이런 수순들이 쫙하고 지나가지 않았을까?

‘화염병-폭력과격시위-조중동의 화염병 비난 여론형성-강경진압-공안정국’이라는 일련의 수순. 제2차 입법전쟁이 2월에 다시 ‘개전’될 터인데, 1월 하순에 ‘저항세력’의 기를 완전히 꺾어놓고, 공안정국으로 전격 전환, 야당마저도 폭력시위 배후자로 낙인찍을 수 있는 기회로 판단.

그래서 결론은, 사실상 20일 용산참사에 있어 가장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김석기 원세훈’이겠지만, 이들을 부추긴 집단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서 눈을 떼서는 안된다. 이들은 매번 그런다. 지들이 부추겨놓고, 상황이 급변해 불리해지면, 촛불 때처럼, 부추긴다고 흥분한 자들 즉 정부를, 잠시, 공격한다. 그리고 ‘요요현상’이지만. 가난한 자를 깔아뭉개는… 저항하는 자를 ‘적’으로 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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