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병순 사장이 지난 16일 이사회 개최 방해 등의 이유로 사원 8명을 징계한 것과 관련해, KBS 내부 구성원들에 이어 한겨레, MBC, SBS 노조 등 외부의 언론인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어 KBS의 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기자협회 한겨레 지회(지회장 김동훈)는 20일 성명을 통해“지난 여름, 이명박 정권의 무자비한 정연주 전 사장 해임과 공영방송사에 군홧발로 난입한 경찰에 맞서 공영방송과 언론인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던 참언론인 셋이 이명박 정권이 내려보낸 ‘관제 사장’에 의해 무참히 희생됐다”며 “특히 두 언론인에게는 파면이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최악의 징계가 내려졌다”고 이병순 KBS 사장을 맹비난했다.

이어 한겨레 지회는 “이병순 사장은 지금이라도 언론인 대학살을 백배사죄하고 해고한 참언론인 3명을 포함해 8명에 대한 모든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면서 “그것만이 이 사장이 그나마 사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1월19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KBS노조의 부당징계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곽상아
같은날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박성제)도 성명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KBS 동지들의 투쟁을 지원하고 적극 연대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며 “언론노동자들에게 파국을 선언하고 무능함을 만천하에 알린 이병순 관제사장은 즉각 징계를 철회하고 어서 KBS를 떠나라”고 주장했다.

또 MBC노조는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이다 대량 해고당한 YTN 기자들의 사례에서 보듯, 맘에 들지 않는 언론인을 해고라는 극악무도한 수단으로 탄압하는 일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제 익숙해진 작태가 됐다”면서 “이병순 사장은 직접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며 정권에 줄서기를 분명히 선언했고, 전 언론노동자를 상대로 파국을 선포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본부장 심석태)도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YTN과 KBS의 해직 사태를 언급하며, 이명박 정권의 언론 정책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YTN과 KBS의 언론인 학살 사태의 본질은 대통령이 자기 측근을 사장으로 심으려는 책동이었다”며 “이런 언론인 학살로는 절대로 정권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지 못한다는 것을, 결국 자신들이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범죄자로 이름이 남을 것이라는 점을 모르는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또 SBS노조는 “이명박 정권은 지금 추는 칼춤이 결국은 자신의 몰락을 부른다는 무서운 역사의 가르침을 깨닫고, 당장 언론인 학살을 중단하라”며 “지금까지 저지른 피의 학살을 거두어들이는 것만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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