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순 KBS사장의 ‘사원행동’ 직원 파면·해임 등 징계 사태와 관련,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이 파업찬반투표 및 집단 휴가투쟁 여부에 대해 내일(21일) 오후 노조비상대책위원회 안건에 올려 결정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원행동의 양승동 PD와 김현석 기자, 성재호 기자 등 중징계 조치에 대한 직종별 반발이 KBS 전직종을 아우르는 집단행동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노정태 KBS노조 대외협력국장은 “내일 지역시도지부장들과 중앙위원 등이 참석하는 비대위에서 전체조합원 총회 문제 등 ‘사측의 부당징계 철회투쟁’의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 등을 논의한다”면서 “투쟁 내용이 결정되면 바로 지침이 실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KBS PD협회와 기자협회는 지난 19일 총회를 열어 각각 ‘제작 거부’를 결의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이들은 이르면 21일부터 ‘집단 대휴 투쟁’의 형식으로 제작현장을 떠나 집회와 선전전을 갖기로 했다. ‘대휴’는 휴일에 일한 대신 얻는 유급휴가다. 현재 KBS 회사쪽은 사내 게시판 KOBIS에 ‘집단 휴가 사용 금지’ 등의 글을 올리며 사원들의 집단행동을 압박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19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열린 ‘KBS노조의 부당징계 규탄 결의대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부당징계 철회’를 외치고 있다 ⓒ곽상아
KBS노조는 오늘(20일) 오후 PD협회와 기자협회 쪽에 ‘노조 차원의 전조합원 제작거부 투쟁을 논의중이니 동참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조합이 나서서 문제해결을 위해 전조합원 투쟁을 하겠다면 당연히 거기에 따라야 할 것”이라면서 “당초 2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제작거부 투쟁 일정을 노조 일정에 맞춰 조정하기로 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KBS의 내부는 정연주 전 사장 해임과 인사보복 등 다른 내부 현안 때보다 훨씬 격앙된 분위기다. 한 KBS 5년차 PD는 “정 사장 해임과 이 사장의 보복인사 등 내부현안이 많았지만, 이번만큼 많은 인원이 모인 PD협회 총회는 처음이었다”면서 “사장 바뀌고 나서 인사 개편과 프로그램, 조직 개편 등 말도 안되는 사태가 계속되다 결국 파면까지 나오니 더 이상은 안되겠다는 생각이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 KBS 기자는 “이번 기자협회 총회에는 많은 인원이 오기도 했지만 차장급 간부들이 함께한 것도 특징”이라며 “어제 총회에서도 ‘사측이 불합리하게 참호에 수류탄 던지고 있는데, 우리가 합리적으로 단계별 투쟁계획을 짜는 게 말이 안된다’며 제작거부에 찬성하는 의견이 절대다수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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