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가친척이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명절이 돌아온다. 올 설날 이야기거리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경제난에 대한 우려와 저마다의 전망이 가장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한푼이라도 아끼고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는 것보다 더 생산적인 이야기거리가 있다.

바로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문제를 가족, 친지와 나누는 것이다. 설에 모처럼 가족이 모여 무엇 하러 골치 아픈 법 이야기를, 그것도 언론인 하나 없는 집안에서 왜 언론법을 알아야 하냐고 손사래를 칠 일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현실을 국민에게 알려주는 것이 바로 언론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방송뉴스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언론악법’은 이처럼 중요한 방송을, 그것도 방송뉴스를 ‘재벌’과 ‘조중동’에게 내어 주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재벌이 만든 방송사의 뉴스가 재벌의 비리를 과감히 파헤칠 수 있을까. 단순히 해당기업의 비리를 눈감는 문제에만 그치는 것도 아니다. 수시로 발생하는 노동문제에 있어서도 노동자 서민을 위한 시각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고, 일방적으로 기업 편만 드는 뉴스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제 왜곡언론의 대명사가 된 ‘조중동’이 방송뉴스까지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언급할 가치도 없다.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왜곡과 편파를 일삼으며,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보도가 매일 쏟아져 나올 것이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따끔한 비판기능이 거세될 것이 분명하며, 부자만을 위한 시각, 이명박 정부에 유리한 여론만이 언론에 담길 것이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의 ‘언론악법’은 국민에게 ‘큰일 낼’ 중대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많은 국민들은 언론법이 언론인에게나 직결된 사안인 것으로 가볍게 여기거나, 특정 방송사의 종사자들에게 불이익이 가는 정도의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명절에는 많은 국민들이 언론법을 화제 삼아 의견을 나누고 그 중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 민언련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처럼 설날 이야기 화제로 언론악법의 문제점이 등장해주기를 바라는 바람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설 연휴를 앞두고 귀향하는 시민들에게 한나라당의 언론악법을 알리는 <시민과 언론> 특별호를 배포할 예정이다. 민언련은 지난 광우병 정국에도 광우병에 대한 말바꾸기 등 조중동 보도의 문제점을 담은 <시민과 언론> 특별호 6편을 제작·배포하여 촛불시민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설날을 맞아 제작하는 이번 특별호는 ‘언론악법’의 문제점을 간단하게 정리하고, 또 다른 조중동의 왜곡보도 사례를 담을 예정이다. 민언련 회원들은 23일(금)과 24일(토)에 귀성객을 대상으로 배포하기로 했다. 민언련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만으로도 벌써 많은 회원은 물론, 네티즌의 동참 의사도 이어지고 있다. 함께 참여하실 의향이 있으신 분들은 민언련으로 연락하거나 직접 23일(금) 오후 4시에서 7시 사이에 서울역이나 용산역, 고속터미널로 오시면 된다. 24일(토)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같은 장소에서 배포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특별호로 만족하지 못하고, 조중동의 보도가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기에 이렇게 ‘조중동 방송’을 걱정하는지 보다 상세히 알고 싶거나, 주위에 전해주고 싶은 분은 <조중동의 거짓 그리고 진실 2편>을 보셔도 좋을 것이다. 민언련이 제작 주문판매하고 있는<조중동의 거짓 그리고 진실 2편> 조선·동아일보의 친일행적을 비롯해 정치·경제·교육 등 사회 여러 분야에 걸친 조중동의 편파·왜곡보도를 상세히 담고 있다.

이렇게 약장사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 나는 명절에 일가친척이 모여서 정치 이야기 하는 것을 가장 무서워한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결국은 자신의 정치색을 ‘우기고 우기다가’ 결국은 접점을 찾기는커녕 싸움이나 체념으로 그쳐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나서서 언론악법이라는 화제를 던져볼까 한다. ‘언론법’은 단순히 정치적 취향이나 좋아하는 정당에 따라 대충 편들면 되는 사안이 아니라는 절실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공정하게 전해야 하는 언론이 특정 계층에게 집중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언론법의 문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알아보기 바란다. TV토론 프로그램을 다시보기 하든지, 민언련이나 언론노조 홈페이지를 방문하든지, 방법은 많다. 그렇게 자신이 알게 된 언론악법의 문제점을 부모님과 친지에게 이야기한다면, 그 어떤 덕담보다 의미있고 가치있을 것이라고 본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70, 80년대 해직언론인과 진보적 출판인이 1984년 창립한 언론운동단체입니다. 대항매체가 전무하던 시절, 기관지 <말>을 통해 사회문제를 고발하고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으며 6월 항쟁 이후 <한겨레신문> 창간을 이끌었습니다. 1991년 언론학교 개설을 시작으로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운동 단체로 전환, 신문·방송 감시활동, 언론관련 법제 개선운동 및 수용자가 주도하는 언론운동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또 시민들에게 올바른 언론관을 심어주고, 시민저널리즘을 확산하기 위한 ‘언론학교’, ‘대학언론강좌’, ‘시민기자 양성을 위한 글쓰기강좌’, ‘사진강좌’ 등의 다양한 시민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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