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YTN 보도국장 선거 결과 강철원 현 보도국장 직무대행, 김호성 뉴스1팀장, 정영근 취재부국장이 최종 보도국장 추천 후보로 선출됐다. 이번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표 결집 현상이 도드라진 것으로 전해져, 구본홍 사장이 구성원들의 의사를 반영해 보도국장을 임명할지 주목된다.

▲ 서울 남대문로 YTN사옥 ⓒ미디어스
YTN노조는 ‘보도국장 임면에 관한 단체 협약’과 ‘보도국장 복수추천제 시행 규정’에 따라 보도국장 선거를 주관해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 중 상위 득표자 3명을 사장에게 추천하며, 사장은 이 중 한 명을 신임 보도국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 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오후 개표 결과, 총 333명 가운데 315명이 투표에 참가해 94.6%의 투표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개표를 마친 뒤 오후 8시쯤 구 사장에게 문서로 개표 결과를 통보했으며, 구 사장은 10일 이내에 보도국장을 임명한다.

이날 최종 추천 후보는 발표되었으나, 각 후보들의 득표수를 비롯한 정확한 개표 결과는 규정상 공개되지 않았다. YTN노조에서도 선거 관계자를 비롯한 소수만이 후보들의 득표수를 알고 있으며, 이들은 “개표 결과를 발설할 시 대의원대회에서 내리는 어떤 징계도 감수한다”는 각서를 썼다.

그러나 이날 밤 YTN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노종면 지부장이 “역대 보도국장 선거에서 볼 수 없었던 강력한 표 결집이 확인됐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 볼 때, 한 후보에게 표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노 지부장은 “보도국장 선거의 정확한 개표 결과를 말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면서 “그렇지만 여러분들이 노조를 믿고 신뢰한 만큼 노조도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강력한 표 결집을 보였다”고 말했다.

노 지부장은 “선거 결과를 회사 쪽에 전달했다. 회사 쪽이 상식에 어긋나지 않는 판단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노조의 뜻을 왜곡하는 상황이 오지 않길 간절히 바라고, 이를 통해 재승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도국장 임명이 어떤 식으로 되더라도 YTN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TN노조는 이날 밤 성명을 내어 “선거로 표출된 표심을 임명 과정에 충실히 반영한다는 노사 합의가 반드시 지켜지리라 믿는다”며 “사측은 선거인이 왜 표를 결집시켰는지 명확히 인식해 이번 보도국장 선거가 보도국을 정상화 시키고, 회사 전 구성원이 우려하는 재승인 문제를 돌파할 수 있도록 현명한 선택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YTN노조는 “사측은 선거를 통해 표출된 사원들의 의사를 보도국장 임명 과정에 충실히 반영해야 하고 새로 임명된 보도국장에게 보도국 간부와 사원에 대한 인사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노사가 어렵게 합의해 치러진 보도국장 선거가 부디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YTN내부에서는 구 사장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 사장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YTN 사태가 해결될 수도, 반면 더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도국장 임면에 관한 단체 협약 제1조에 “사원들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 만큼, 구 사장이 다수 득표자를 보도국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나, 구 사장이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보도국장으로 임명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노조원은 “구본홍씨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보도국장으로 임명할 경우 노조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등 YTN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만약 그렇게 될 경우, 내부에서 정확한 개표 결과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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