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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엄호동의 사이버세상속으로] ‘아이리버’의 추락과 ‘아이팟’의 비상
경향신문 미디어전략연구소 엄호동 연구위원 | 승인 2007.10.26 16:17

한순간에 무너진 세계 1위의 자리

한 때 전세계 곳곳에서 MP3플레이어하면 한국이라는 말로 대변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추억의 주인공은 토종 벤처기업인 레인콤의 ‘아이리버’라는 MP3플레이어다. 1999년 벤처기업으로 출범한 레인콤은 설립 당시 11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에서 5년만인 2004년에는 4천억원을 넘길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타면서 성공신화를 낳기도 했다.

   
   
아이리버가 이러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혁신적인 디자인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삼각형 모양으로 디자인된 아이리버는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아이리버의 신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세계 1위를 지키면서 끝없는 성장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2005년에는 적자를 낼 정도로 추락의 시련을 맞게 되었다.

‘아이리버’의 추락은 애플이 내놓은 ‘아이팟’의 비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잠시 동안 아이리버에 붙여졌던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은 아이팟이 대신하고 있다. 출시한 지 5년 6개월만에 1억대의 판매량을 보이면서 그야말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아이팟은 쓰러져가던 애플을 세계시장에 우뚝 세우기까지 했다.

아이리버와 아이팟, 어떤 점이 다른가

출시 당시에 두 제품 모두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는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희비의 곡선은 엇갈리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애플의 아이튠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이리버가 세계 정상에 올랐을 때까지만 해도 MP3플레이어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새로운 하드웨어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애플의 생각은 달랐다. MP3플레이어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아이튠스’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접목했다. 아이리버가 장악하고 있던 시장을 잠식하기 위해서는 뭔가 차별적인 요소가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드웨어만 판매할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로 연결해 콘텐츠까지 판매한다는 애플의 전략은 적중했다. 소비자들은 ‘아이튠즈’에 접속해 음악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애플은 2003년 4월 아이튠스 서비스를 시작해 2006년 2월 10억곡을 판매했고, 올해 6월에는 30억곡을 판매하는 놀라운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이팟은 미디어 플랫폼이다

   
   
이제 아이팟은 하드웨어가 아닌 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이튠스를 통해 음악을 구입해 듣기도 하지만 팟캐스팅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기도 한다. 애플이 아이팟에 이어 출시한 애플TV나 아이폰 역시 아이튠스와 네트워킹하고 있다. 거대한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이 탄생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애플은 컴퓨터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다. 지난 1월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회사명을 ‘Apple Computer Inc.’에서 ‘Apple Inc.’로 교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곧 컴퓨터 하드웨어 생산기업에서 미디어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애플은 아마도 머지않은 미래에 자사가 구축해 놓은 온라인 플랫폼에 실을 콘텐츠를 생산하려고 할 것이다. 바로 이런 행보가 미디어 융합이라는 것을 애플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충성도 높은 미디어 플랫폼

아이튠스를 중심으로 구축된 아이팟, 아이폰, 애플TV 등 애플의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은 국가 구분 없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되고 있다. 현재만으로도 1억이 넘는 사람들이 아이팟이라는 단말기를 통해 애플이 제공하는 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의 충성도는 PC기반의 인터넷 서비스와는 상대도 안될 정도로 높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점에 주목해야 한다. 만약 애플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아무런 통제 없이 전세계 1억명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진화는 애플뿐만이 아니다. 한때 워크맨으로 문화 아이콘을 만들었던 소니의 경우도 그렇다. 음악을 카세트 테이프와 CD로 듣던 시대에 전성기를 맛봤던 소니가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에 다소 뒤쳐져 그 자리를 아이팟에 내주게 된 이유를 나름 분석했을 것이다. 결국 소니는 온라인 미디어를 이해하고 플레이스테이션3를 통해 미디어플랫폼으로써의 부활을 꾀하고 있어 보인다. 플레이스테이션3는 이제 더 이상 게임기가 아니다.

이러한 진화는 미디어 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생겨난 대표적인 융합 현상들이다. 이렇듯 융합을 통해 다시 탄생한 충성도 높은 미디어 플랫폼들이 국경을 초월해 밀려들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방송ㆍ통신 융합에 관련된 법제화 움직임이나 정책 입안 등을 보게 되면 심히 우려가 된다. 혹시 한때 세계 1위였다는 아이리버의 일장춘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향신문 미디어전략연구소에서 미디어를 다루고 있는 나는 네티즌이다. 매일 사이버 공간에 접속해 소통하고 있다, 고로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미디어에 연결된 삶을 살고 있다. PC와 휴대전화, MP3 등을 통해 수많은 네티즌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우리가 접속해 소통하고 있는 온라인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미디어스 공간에 풀어보려 한다.

경향신문 미디어전략연구소 엄호동 연구위원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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