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공식 운영하고 있는 외부 모니터단조차 현재 KBS뉴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시청자들 역시 “신뢰가 안 간다”, “공영방송 전부가 청와대 BJ수준 방송”이라고 혹평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이하 새 노조)는 23일 발행한 특보에서 최근 방송된 KBS <뉴스9>의 심의 외부모니터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외부모니터는 KBS 심의실에서 선정한 외부 모니터 요원들이 담당하고 있다.

외부 모니터 보고서는 3월 17일 <뉴스9>에 대해 “오늘도 톱뉴스가 북한 관련 기사였고 6개나 전한 뒤 새누리당 공천 갈등을 다뤘으나 청와대의 개입 등 핵심쟁점은 짚지 않고 더민주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사태를 희석했고, 국정원의 야당 의원 통신자료 조회는 자세한 취재, 정부의 인공지능 정책에도 실효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였음”이라고 총평했다.

특히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도되는 정치 뉴스에서 빈틈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외부 모니터단은 <[이슈&뉴스] 공천 갈등 배경은?> 보도를 두고 “공천 과정에서 비박계가 대거 탈락하면서 당내 무게 중심이 친박계로 옮겨지고 있고 이런 현상이 특히 대구 지역이 도드라진다고 했으나 비박계의 자리를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진박이 차지했다는 지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3월 17일 KBS <뉴스9> 보도

해당 리포트에서 새누리당의 공천 잡음이 ‘친박계에 대한 비박계의 불신’이라고 한 점에 대해 “문제의 원인이 친박의 편향적 공천이 아닌 비박의 불신에 있는 것으로 애써 핵심을 비껴갔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천 탈락자들이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인사들이라는 점, 대통령이 최근 대구, 부산 등을 돌며 이른바 진박 후보들을 지원한다는 논란을 일으켰고 이한구 공천위원장은 청와대 정무 수석과 비밀회동을 가졌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하고 있는 것이 사실상 핵심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뉴스9>가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갈등을 보도하며 정세균 의원계의 반발을 내세운 점, 친노로 분류된 의원들이 상당수 탈락했다면서도 공천에 관여하지도 않았고 그간 친노로 몰아세웠던 문재인 대표를 거론하며 ‘친문재인 세력이 등장했다’고 한 것은 “억지스러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19일 <뉴스9>에서도 ‘정보 불충분’, ‘근거 빈약’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외부 모니터단은 이날 방송에 대해 “여야의 공천 심사 결과를 전했으나 지역구에 대한 소개가 불충분했을 뿐더러 새누리당 공천 상황의 계파갈등에 대해선 약화시켰고, 북한의 추가 핵실험 정황을 들어 추가 핵실험을 기정사실화해 안보 위기를 높였으며, 아동 학대 보도의 경우 관리 감독망이 미비한 구조적 문제를 짚기보다 드러난 아동 살해 사건을 교육부의 전수조사 확대의 공으로 치사했다”고 총평했다.

외부 모니터단은 “총선을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계파 갈등만 부각되고, 친박계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상황임에도 갈등 분위기와 공천 결과만을 전할 뿐 어떤 이유에서 공천에 합격하고 탈락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고 불명확한 심사기준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는 점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야당 공천 결과에 대해서는 “MBC, SBS가 결과 중심으로 자세히 다룬 반면 KBS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손학규 전 상임고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행보를 주요하게 다룬 점이 구분됐다”고 바라봤다.

3월 19일 KBS <뉴스9> 보도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3당 대진표를 펼치며 현역 의원 탈락 소식이 많지만 지역구에서는 현역 의원이 절대 강세라는 내용의 <현역 절대 유리…3당 대진표 속속 확정> 리포트 보도를 두고도 “그 이유로 여론조사를 이용한 공천 방식을 들었는데, 이번에 처음 도입된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설명과 분석 없이 ‘현역의원 절대 강세’라고 강조해 주장의 근거가 약했다”고 지적했다.

시청자들도 요즘의 KBS뉴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 새 노조가 자체 페이스북과 트위터, 오늘의 유머, 클리앙, 뽐뿌 등 주요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실시한 ‘KBS뉴스 댓글 필리버스터’에서, 시청자들은 “믿을 수가 있어야지” 등의 혹평을 전했다.

오늘의 유머 회원 ‘오늘자’는 “편향적이지는 않은지. 호전적이지는 않은지. 특정 정당과 세력에 유리한 보도는 아닌지 스스로 알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고, 트위터 이용자 조재현 씨는 “신뢰가 안감...언론인으로 돌아오길 기원합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밖에도 “KBS뉴스는 안본지 정말 오래됐네요 가끔 볼거 없을 때 잠깐 보고있으면 정말 구역질 나는 수준이더군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뽐뿌 회원 푸더지기), “아직 문 안닫았나? 우리나라에 공영방송이 있었나? 전부가 청와대 BJ수준 방송”(트위터 이용자 쫄지마 가ㅋㅏ) 등의 반응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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