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오는 26일 오전 6시부터 ‘언론악법’ 관련 보도를 제외한 일체의 보도와 제작을 전면 거부하는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언론노조는 2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송을 끊어 방송을 지키고 신문을 비워 신문을 지킨다”며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거둬들이고 언론장악 포기를 선언할 때까지 질기게 투쟁해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 12월24일 오후 2시 언론노조가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언론악법 저지 언론노조 파업출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선영
앞서 언론노조는 지난 23일 △12월26일 오전 6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고 △‘언론악법’ 관련 보도와 제작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거부하는 전면 총파업 형태로 진행하며 △한나라당이 7대 언론악법을 포기할 때까지 진행한다 등을 뼈대로 한 ‘파업지침 6호’를 언론노조 본부·지부·분회에 내린 바 있다.

최상재 위원장은 “신문과 방송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언론 노동자들이 펜과 마이크를 놓고서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가치가 있기에 스스로 가시밭길을 선택했다”며 “한나라당은 시민·사회단체의 무수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언론 장악 7대 악법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 위원장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최후의 순간까지 싸우겠다”며 “지금이라도 즉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소수만을 위한 언론 장악을 포기하라. 한나라당이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전 국민적인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본부 박성제 본부장은 “MBC, SBS, EBS, CBS 자랑스러운 방송 노동자들이 전면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며 “마이크와 편집기, 카메라를 버리고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으로 뛰쳐나와 방송 장악을 저지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펜과 마이크, 카메라 대신 (총파업 관련)유인물을 들고, 인터넷을 통해 온·오프라인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절대 1~2주 안에 접는 허망한 투쟁이 되지 않을 것이고, 방송 노동자들이 투쟁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 12월24일 오후 2시 언론노조가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언론악법 저지 언론노조 파업출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선영
SBS본부 심석태 본부장도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지에 대해선 이 자리에 취재 온 기자들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면서 “‘민영방송인 SBS가 왜 투쟁에 나서냐’는 시각이 있지만 이것(한나라당 미디어 관련 법안)은 민영과 공영 따로 분리해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한나라당은 언론법 개악을 시도하면서 재벌과 정치집단 신문에게 방송언론을 줘도 되는지, 단 한번도 국민에게 묻지 않았다”며 “신문법, 방송법은 언론법이 아니라 경제, 산업법이며 재벌이 경제를 살리고 조중동이 여론의 다양성을 확장시킬 것처럼 떠들었다”고 일갈했다.

언론노조는 “언론을 지키는 것은 모든 이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것임을 명심하고 언론 노동자 모두는 오직 언론 주권자 국민을 위해 싸울 것”이라며 “총파업 투쟁은 어디까지나 민주주의를 지키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투쟁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인 시국선언 대표자 회의 “언론노조 총파업 선언 지지”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을 규탄하며 140개 언론사 7847명의 전·현직 언론인 서명을 이끈 바 있는 ‘국민주권과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언론인 시국선언 대표자 회의’도 이날 성명을 내어 언론노조 총파업 선언을 지지하고 나섰다.

대표자회의는 “국민주권과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정치권력에 대해 저항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시민적 권리이자 의무”라며 “우리는 언론노조의 총파업 선언을 우리나라의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절체절명의 선택으로, 정부 여당이 언론장악 7대 악법을 포기하는 그 날까지 언론노조와 이 땅의 모든 민주세력과 더불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자회의는 또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언론장악 7대 악법 강행처리 중단 및 ‘국민 대토론’ 자리를 마련하고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언론노조를 포함한 민주세력과 연대 투쟁을 전개하며 △‘언론장악 7대 악법의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비상시국회의’ 결성을 시민·사회단체들에 긴급 제안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오는 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총파업 집회를 한다. 이날 오전에는 언론노조의 총파업 투쟁을 지지하는 시민·사회 단체 뿐 아니라 목회자들도 나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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