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월1일 새로 출범하는 제12대 KBS노동조합(강동구 위원장, 최재훈 부위원장)과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대표 양승동)이 한나라당 미디어 관련 법안을 ‘언론장악 7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방송 악법 저지 특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공동 대응에 나선다. 그러나 26일로 예정된 전국언론노조의 총파업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원행동은 24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차기 노조 위원장 부위원장 당선자와 사원행동은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련 7개 법안을 ‘언론장악 7대 악법’으로 규정하고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기 위해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다.

▲ 양승동 사원행동 대표(오른쪽)와 김현석 사원행동 대변인(왼쪽). ⓒ송선영
특별위원회 참여는 차기 KBS노조 집행부가 먼저 사원행동 쪽에 제안했으며, 이에 사원행동은 지난 23일 운영위원회 및 총회를 열어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사원행동은 특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사태의 엄중함과 시기의 긴박함 때문에 차기 노조위원장 부위원장 당선자와 사원행동 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현재 특별위원회 구성은 양승동 사원행동 대표를 특별위원회 대표로 하는 정도만 합의된 상태로, 한나라당 법안 저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향은 합의되지 않았다. 특별위원회는 차기 노조 집행부 출범에 맞춰 오는 1월1일 활동을 시작하며, 한나라당 방송법 개정안에 담긴 독소조항을 비롯해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양승동 대표는 “사원행동은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련 악법을 막아내지 못하면 지상파 방송사들은 물론 공영방송 KBS의 존재 기반이 무너진다는 절박한 위기감으로 차기 노조 집행부와 ‘방송 악법 저지 특위’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라며 “언론노조의 총파업 선언을 적극 지지하고, 타 방송사 및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사원행동 운영위원회 및 총회에서는 차기 노조 집행부가 제안한 특별위원회 참여를 놓고 격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석 사원행동 대변인은 “사원행동이 독자적으로 행동을 할 수도 있겠지만, 상황이 시급한 현 시점에서 노조와 함께 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라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며 “(사원행동 구성원들이) 노조의 틀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차기 노조 집행부와 사원행동은 한나라당 미디어 관련 법안을 저지하는 데에는 뜻을 함께 했지만, 언론노조가 오는 26일 시작하는 총파업 참여 여부에 대해선 아직 합의된 바가 없다.

양승동 대표는 “총파업에 대해 현재 집행부는 전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아직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출범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비공식적으로나마 참여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적인 총파업 투쟁 참여는 어렵겠지만 언론노조가 하는 집회 등 방송 장악 저지 투쟁에는 외부 시민단체와 함께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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