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역활동가들이 지역이슈 담아내는 퍼블릭 액세스 프로 <행동하라, 비디오로! 액션V>

▲ <행동하라, 비디오로! - 액션V> 매월 둘째, 넷째 주 금요일 오후 10시 30분 SKY Life 531번 - RTV 방영
<행동하라, 비디오로! 액션V>(이하 액션V)는 전국 퍼블릭 액세스 네트워크 제작, 시민방송 RTV 후원으로 매월 둘째, 넷째 주 금요일 R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으로 지역 공동체, 지역 미디어 활동가들의 네트워킹을 통한 퍼블릭 액세스 실현, 퍼블릭 액세스로 소통되는 다양한 제작 실험을 목표로 출발했다.

<액션V>는 지역의 미디어 활동가, 또는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지역의 현안을 담은 영상물을 모아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RTV라는 전국 채널을 통해 정기적으로 방영함으로써 개별적이고 산발적으로 진행되었던 각 지역별 액세스 활동(제작 및 송출)의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소통의 공간을 확보하고, 지역 활동가들의 제작 네트워킹을 통해 액세스 역량을 축적,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에 프로그램 기획 당시 지역 미디어 활동 주체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 제작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지역 영상제작 현황에 관한 기초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전국 19개 지역 44개 단체가 참여하는 제작 네트워크를 구성, 이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2006년 4월, <액션V>는 지역 미디어활동가들이 제작한 영상을 받아 격주 1회 30분 분량의 프로그램을 편성한 오픈액세스로 출발(06.4~06.8), ‘지금 지역에선'(오픈액세스), ‘액세스 유랑기’(지역공동체 탐방), ‘누구냐, 너!’(활동가 인터뷰) 세 코너로 구성, 제작팀이 직접 취재하는 형식을 병행한 2기(06.9~07.7)를 지나 2007년 8월부터는 지역 퍼블릭 액세스 주체와 액션V 제작팀이 함께 기획하고 제작하는 “지역 퍼블릭 액세스 영상보고서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3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액션V>는 첫 방송(2006년 4월) 이후 현재(2008년 12월)까지 총 66회 방송을 통해 전국 13개 지역의 지역 미디어 활동가들이 자체 제작한 58편의 지역 소식과, 액션V 제작팀과 지역 주체가 공동으로 기획·제작한 30편의 지역 프로젝트를 RTV를 통해 방영했다.

2. 지역 퍼블릭액세스 영상보고서 프로젝트 “지역 속으로”

특히 지역 미디어 활동가들이 소재 중심으로 치고 빠지는 영상 제작 활동이 아닌 지역, 현장과 밀착한 퍼블릭 액세스 제작을 필요로 한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진행된 <액션V> 3기 ‘지역 퍼블릭 액세스 영상보고서 프로젝트(이하 액션V 지역 프로젝트)’는 액션V 제작팀이 지역, 현장으로 찾아가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면서 지역별로 60분 분량으로 프로그램을 편성, 지역 공동체나 미디어단체들과 공동으로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하는 형태로 2007년 8월부터 진행되었다.

▲ ‘액션V 지역 프로젝트’ <행동하라, 비디오로! 액션V> (33회~66회)
2007년 8월부터 1년 간 총 10여 개 지역 공동체와 함께 한 액션V 지역 프로젝트. 비정규직 투쟁 현장부터 시민영상동호회까지 지역별 조건, 참여 단위의 특성은 모두 다르지만 액션V 지역 프로젝트에 대한 지역 미디어 활동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는 각 지역별로 그동안 진행되었던 퍼블릭 액세스 활동에 대한 내부적인 점검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 다른 지역의 퍼블릭 액세스 활동에 대해 관심 갖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 마지막으로 지역의 미디어 활동가들이 가진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면서 앞으로의 퍼블릭 액세스 활동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틀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지역 퍼블릭 액세스 활동가들의 정기적인 모임의 틀로서 지난 2월 액션V 네트워크가 구성됐다.

▲ 액션V 네트워크 첫 모임. 2008년 2월 20일, 대구 동구주민회 사무실.
그 간의 액션V 지역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와 프로젝트 참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액션V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지역에서 퍼블릭 액세스는 어떤 의미이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액세스 제작 활성화를 위한 현재 우리의 조건들은 어떠하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역 미디어 활동가는 지역 이슈, 지역 사람들과 어떻게 만나고 소통해야 하는가, 그 간의 액션V 지역 프로젝트를 통해 모여진 우리의 역량들을 앞으로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제는 지역 미디어 활동가들이 지역 운동, 이슈와 결합하는 퍼블릭 액세스 활동이 필요하다며 액션V 프로그램 제작 역시 지역 속으로 들어가는 기획과 내용으로 고민이 옮겨가야 한다는 점, 그리고 프로그램 제작만이 아니라 '봐야 하는 사람들은 꼭 보게 만드는‘ 즉 제작과 동시에 시청활동 조직을 기획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미디어운동이 지역공동체 구성원과 소통하고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이 퍼블릭 액세스를 통해 공동체의 이슈들을 다시 지역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지역의 미디어 환경을 변화시키고 동시에 공동체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퍼블릭 액세스는 지역사회에서 그 필요성과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월 첫 번째 액션V 네트워크 모임에서 지역 활동가들이 합의한 부분은 “지역 속으로”라는 슬로건이었다. 우리가 내일부터 당장 지역 공동체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각 지역의 조건과 속도에 맞춰 지역 운동으로서 퍼블릭 액세스 활동의 단계와 전망을 그려보고 실험해 보자는 것이다.

3. 다른 방송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채널이 필요하다! - 우리의 채널, 시민방송 RTV

퍼블릭 액세스의 가장 큰 매력은 (현실적으로 완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자유일 것이다. 주류 언론에 의해 배제되고 혹은 표현되더라도 제대로 대변되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표현한다는 매력. 짧으면서 길었던 한국 퍼블릭 액세스의 역사 동안 KBS <열린채널>을 시작으로 다양한 형태의 제도적 실험들이 시도되었고 이를 통해 자유로운 표현의 공간을 얼마나마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단발적 형태는 지속적인 공간이 확보되지 못해, 표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공유와 소통에 있어서도 아쉬움과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각 지역에서 영상제작을 통한 퍼블릭 액세스는 물론이고 미디어 교육, 액세스 정책 대응까지 다방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미디어 활동가들에게 이러한 상황은 갈증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활동가들 사이에선 당연하게도 액세스 제작을 위한 채널 확보에 대한 의견들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또한 지금까지 퍼블릭 액세스 권리 확보를 위한 정책적 대응으로 틀을 잡아왔다면 이제는 액세스물 생산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제작자들의 역량을 공유하고 네트워킹을 통해 역량을 집중시키자는 것이다.

이렇게 전국적인 채널로서 RTV는 미디어운동 진영의 중요한 과제이자 기대이다. 위성방송의 한계를 넘어 케이블을 통한 전국방송으로 제도적 단점이 보완되고 있는 지난 2년 여 간의 상황은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 해주었고, 동시에 지역 활동가들의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 제작을 통한 전국적 네트워킹과 이를 통한 퍼블릭 액세스 활동의 공유와 소통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제는 미디어 활동가들만의 퍼블릭 액세스, RTV가 아닌 지역 활동가들에게 우리의 채널로서 RTV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액션V> 프로그램 제작 사례를 통해 알려내고, 액세스 활동가들은 RTV를 지역 퍼블릭 액세스를 확대, 재생산하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실험을 진행해올 수 있었던 것이다.

4.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거꾸로 가는 시청자 참여 정책

올 봄, 방송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로 바뀌면서 업무 파악하기 전까지 기금 집행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 채택료로 지급되었던 방송발전기금이 8개월간 나오지 않았다. 덕분에 액션V 제작팀을 포함한 RTV에 시청자참여프로그램 편성 의뢰를 한 시민제작자들과 정규프로그램 제작자들은 2008년 상반기 동안 제작비를 자체 조달해가며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다. 그리고 8월, 방통위는 RTV에 대한 기금지원 전면 중단을 결정했고, 이어 지난 11월에는 RTV를 공익채널 선정에서 배제했다. 내년부터는 시청자제작프로그램 사업을 RTV 뿐 아니라 광고수익을 기반으로 한 일반 상업적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에게도 허용하는 ‘시청자참여프로그램 방영 PP공모제’를 결정하는 등 방통위의 RTV에 대한 압박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 RTV 정상화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2008년 12월 10일, 방송통신위원회 앞.
방통위의 RTV에 대한 기금지원 전면 중단으로 RTV는 현재 정상적인 방송국 운영조차 불투명한 상황이고, RTV가 공익채널 선정에서 탈락되면서 앞으로 지역 케이블 채널을 통해 RTV를 보기가 더 힘들어졌다(지역 케이블 사업자는 공익채널 중 4개 채널 이상을 의무적으로 편성, 송출해야 한다). 또한 ‘PP공모제’의 시행으로 방송의 공공성 확장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지원, 육성돼 온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이 시청률과 광고수익을 기반으로 한 일반 상업적 PP의 콘텐츠들과 경쟁해야 채널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장애인, 여성, 이주노동자, 노동자 등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방송접근권을 위해 만들어진 시청자참여프로그램의 취지가 훼손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액션V> 역시 앞으로의 프로그램 제작 및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방송이 나가기 최소한 3개월 전부터 지역 공동체, 활동가들과 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만이 가능한 액션V 지역 프로젝트 제작은 현재 중단된 상황이고, 지역 공동체가 <액션V>를 통해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퍼블릭 액세스 프로그램 제작을 기획 편성하는 11월에 예정된 액션V 4기 개편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1년 간 총 12편의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계획으로 지난 8월부터 진행된 대구건설노동자 영상프로젝트 <노가다 vs 노동자>는 당장 내년 1월부터 대구 지역에서 RTV를 통해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대구 퍼블릭액세스프로젝트 ‘십시일반’ & '액션V‘ 지역 프로젝트 기획 영상
대구건설노동자영상프로젝트 <노가다 vs 노동자>
○ 방송일시 : 2008년 8월~2009년 7월
○ 방송채널 : 시민방송 RTV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 10시
○ 제작주체 : 대구퍼블릭액세스 프로젝트 ‘십시일반’
&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 제작분량 : 매회 15분


지금의 심정을 요즘 유행하는 안상태 버전으로 정리 하자면 이렇다.
“우리~인 RTV를 통해 액션하고 싶을 뿐이고, 정작 방송의 공공성을 위해 일해야 하는 방통위는 주구장창 시청자참여프로그램 활성화에 찬물만 끼얹고 있을 뿐이고, 이렇게 방송의 공공성을 말아 먹고 있는 방통위를 보면서 시민제작자들과 미디어 활동가들은 속 터질 뿐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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