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 당내에서의 혁신이 실패했다는 이유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은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할 것”이라면서 “정권교체는 그 시작이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하려는 자신의 노력이 실패했다면서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활로를 찾으려면,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마땅하다”면서 “그런데도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재차 비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시 경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안철수 의원의 노원구 상계동 자택을 직접 방문했다. 문재인 대표는 40분 간 기다린 끝에 안철수 의원을 잠시 만나 대화로 문제를 풀어보자고 제의했으나 안철수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사실상 문재인 대표가 ‘문전박대’를 당한 셈이다.

안철수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짧은 대화를 나누기에 앞서 박병석, 원혜영, 노웅래 의원 등과 만나 탈당 결심을 철회하라는 호소문을 전달 받았다. 이 자리에서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회 혁신안 내용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더 강한 혁신과 수권비전 마련을 제안했다”면서 혁신전대를 포함한 자신의 제안을 문재인 대표가 매몰차게 거부했기 때문에 탈당을 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의원은 이후 새로운 또 하나의 신당을 창당할지, 현재 외곽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당 창당 흐름에 합류할지를 묻는 질문에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 탈당을 선언한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로써 지난해 3월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독자세력이 결합해 이뤄진 제1야당 현재 질서는 2년이 채 안 돼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당내 비주류 의원 일부가 함께 ‘도미노 탈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철수 의원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 의원은 일부 언론을 통해 “안 전 대표가 탈당하면 1차로 10여 명이 탈당하고 2차, 3차까지 하면 30여 명이 탈당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당장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인사들과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데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일단 자체 동력을 형성한 후 다른 세력과의 통합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국민회의’를 창당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호남을 기반으로 한 개혁적 정치세력을 만드는 데 안철수 의원이 공감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 역시 나온다. 이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나 손학규 전 의원, 김부겸 전 의원 등과 손을 잡으며 전국정당화 한 후 야권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정계개편을 추진하는 시나리오도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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